문과 출신 마케터 6년차인 내가 4차 산업이 가져다 주는 수많은 변화를 이해하고 따라가는 건 쉽지 않다.
더욱이 대학 시절 '인터넷 입문' 교양 강의에서 C를 받고 좌절했던 기억이 있어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전문가 수준이 아니라도 말이다.
내가 지금까지 몸담았던 산업은 크게 보았을 때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ies) 이었다. 고객이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고 콘텐츠 생산자가 정당한 노동의 댓가 (금전이든 평가이든)를 받도록 그 사이를 매개하는 역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B2B 마케팅과 BTL마케팅이 나의 롤의 주였다.
어떤 형식의 마케팅이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접하게 된다. 불행히도 내가 몸담았던 회사들은 그러한 데이터의 가치를 알고 있었으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한번은 퇴사 이후임에도 대규모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개선안을 도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보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식의 답변을 받아 굉장히 안타까워 한 적이 있다. 누군가가 보았을 때는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내 나름대로는 이전 회사에 대한 애정이었고 무엇보다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 마케팅 전략을 도출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내 나름대로는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비공식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과를 측정하고 실무 차원에서 인사이트를 뽑아 보기도 했는데 그 때 느꼈던 신기함과 뿌듯함 말이다.
어쨌든 어느 순간 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자연스레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눈 뜨게 되었다. 그리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기알못(기술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혁신적이고 앞으로의 미래를 선도하는 개념 같아 보였다. 이 때부터 IT 산업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어느 날..
서점에 갔다가 '블록체인 혁명'이라는 책을 만났다. 그리고 외쳤다.
"유레카아아!"
마치 우리의 미래는 블록체인에 맡겨진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나타나도 블록체인만큼은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아마 '기알못'이라 기술 쪽 뇌가 순수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모두가 인터넷 만큼 거대한 담론의 혁명이라고 말했고 나도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렇게 믿고 있다.
아직 블록체인 기술이 보편적이지 않은데 문과 출신인 내가 살아남으려면 이 블록체인 배에 얼른 탑승해야만 한다는 강한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블록체인 공부.
사실 개발자분들처럼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터넷 입문강의 C, 재수강도 C 그래서 과목 삭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것이다. 더욱이 나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보다는 비금융영역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 연구가 딱 적합하다.
이 블로그는 내가 읽고 주워 들은 정보와 뉴스들을 정리해서 나와 같은 '기알못'들도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구나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아마 내가 적은 내용이 블록체인 전문가분들이 보기에 가소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제로 베이스에서 조금이라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 블로그의 또다른 목적이다. 사실 내가 굳이 기술을 공부하려는 이유는 궁극적으로는 기술이 중심이 되는 산업에서 인문학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해봤지만 기술에 무심한 상태에서 답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플랫폼을 통해서 블록체인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자극을 받고자 한다.
부족하더라도 응원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