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면 볼수록 그 힘이 놀랍다. 우리 집 양앵두 나무를 보기로 들어보자. 이 앵두는 굵고, 물이 많으며, 새콤달콤 맛있다.
앵두가 익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먹는 이는? 바로 새다. 직박구리를 비롯하여 온갖 새들이 좋아한다. 워낙 많이 달리니 새가 웬만큼 먹어도 지장이 없다.
그런 다음 무더기로 익기 시작하면 오고가는 사람 몫이다. 우리 동네 아이들치고 이 앵두를 안 먹은 아이들이 없다. 모내기하려 들린 이앙기 기사도 모내기 끝나고 지나는 길에 따 먹는다. 택배 기사도 바쁘지만 잠시 짬을 내어 한두 알 맛을 본다.
우리는 한창 잘 먹다가 나중에는 대량으로 떨어내어 효소를 담거나 끓여서 병조림을 해둔다. 그럼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이 나무를 산청 사는 이웃한테 얻었다. 심은 지 5년쯤 지나니 그 둘레에 새끼 나무가 자란다. 이곳저곳 옮겨 심었다. 그리고도 해마다 수 십 그루 새로 나무가 태어난다.
봄이면 이 나무를 이웃들에게 새롭게 나누어 준 것만 해도 참 많다. 올해만 해도 10여 그루를 나누었으니. 나무가 좋은 일을 하고 인사는 사람이 받는다.
나무가 꽃으로, 산소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건 기본. 나무 한 그루가 먹여 살리는 생명이 참 많다.
사람 역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자신이 가진 힘을 아주 다양하게 펼칠 수 있으리라. 그 뜻을 나무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