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딸기는 자연 재배다. 그러니까 사람 개입을 최소화하고, 되도록 자연에 맡긴다.
사실 딸기 농사는 손이 많이 간다. 보기 좋고, 맛도 좋으며, 모양도 좋게 만들자면 모종부터 그저 되는 게 아니다. 상품화하는 딸기는 모종을 사야하고, 거름을 잘 넣어야 하며, 수정을 돕기 위해 벌통을 들인다. 풀을 잡는 건 기본, 당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한다. 병해충을 방지하기 위해 농약을 친다.
여기 견주어 우리는 대부분 그냥 버려둔다. 딸기는 다년생이라 한 해가 지나면 러너를 내어 다른 곳으로 뻗어간다. 우리는 모종을 따로 사지 않고 러너를 잘 키운다. 그 외 김매기 정도를 가볍게 하는 편이다. 대부분 풀과 경쟁하며 자란다. 거름도 넣지 않고, 병해충이 오면 스스로 싸워 이겨내게 둔다. 수정 역시 자연의 곤충들이 하는 만큼 하게 둔다.
그러다 보니 딸기 모양부터 들쑥날쑥. 손바닥 모양도 있고, 주먹 모양도 있다. 이런 모양이 나오는 건 딸기가 수정이 덜 되었기 때문. 수정이 된 부분은 과육이 자라지만 수정이 안 된 부분은 그대로 있기에 모양이 특이하게 된다.
자연에서 스스로 살아남다 보니 맛이 새콤달콤하기보다 새콤새콤하다. 그래도 새가 먹고, 벌레가 먹으며, 농익고 나면 곰팡이도 먹는다.
맛이 강렬하여 침이 잘 고인다. 억센 자연에서 살아남았으니 생명력도 높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