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끝나가고 앵두도 끝물이다. 올해 앵두는 정말 굉장했다. 하늘 나는 직박구리나 까치들 마음껏 먹고, 동네 사람들 오며가며 먹고, 지나가는 길손들마저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잘 달렸다.
오늘은 산골 영화제를 볼 겸 온 손님들도 왕창 따 먹었다.
이렇게 온갖 인심 다 쓰고도 엄청 많아 앵두 주스를 여러 병 만들었다. 이제는 모두가 먹을 만큼 먹었는지 바람에 저절로 떨어지는 앵두가 길가를 수 놓는다.
앵두가 물릴만하니 오디가 짠! 밭에서 일하다가 오디를 흘끗 보니 내일이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내에게 이 말을 했더니
“벌써 나는 따 먹었는데...사실 나도 우리 뽕나무에 이웃 손님들이 따 먹는 거 보고 알았다니까.”
아니, 벌써 오디가!
집 뒤 큰 뽕나무에 가니 정말 검은 오디가 보인다. 하나를 따서 맛을 보았다. 빛깔은 검지만 아직 단맛이 강하지는 않다. 한 줌을 땄다.
땅만 보지 말고 이따금 위를 올려다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