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clayop님과 @virus707님 두 분 이름을 올렸습니다. 올린 글이 하도 빨리 묻혀, 꼭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우선 먼저 두 분이 스팀잇 발전에 애쓰시는 데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는 이제 가입한 지, 한 달 좀 지난 뉴비라 이 곳 스팀잇에 한창 적응중입니다. 틈틈이 스팀 백서도 몇 번 읽어보고, 하루에 한두 편씩 글도 꾸준히 올리는 편입니다.
이 곳은 다른 소셜 플랫폼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지요. 바로 보상에 대한 겁니다. 돈이 돌다보니 관심도 많지만 의견들도 아주 다양합니다.
두 분 제안(보상 체계 변경과 스팀마노)을 보고 든, 제 생각의 골자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스팀과 스팀잇의 지향점이 70억 인류와 맞닿아야한다는 겁니다.
둘째는 이를 위해 보상 체계를 ‘창작자 중심에서 이용자(독자) 중심’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화폐의 역사를 공부해보면 화폐는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많은 사람이 쓸수록 그만큼 믿음도 높아집니다. 100만 명이 쓰느냐, 1억 명이 쓰느냐? 암호화폐는 특정 나라라는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때문에 믿음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70억 인류가 다함께 쓰는 것도 어렵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고 저는 봅니다.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기 위해 우선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인구를 7억이라고 칩시다. 스팀잇에서 줄 수 있는 보상풀은 한정이 되어있습니다. 그럼, 이 둘을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이용자 중심의 보상은 결국 창작자 이득으로 귀결됩니다. 조회 수에 따른 보상을 기본으로 하면 됩니다. 간단히 보기를 들어봅시다. 만일 창작자가 글 하나를 올렸는데 이 글에 대한 조회 수가 만 명이라고 칩시다. 그리고 이 가운데 여러 사람이 보팅한 보상까지 다 합하여 거기에 따른 저자 보상금이 10만원이라 합시다.
저는 이 10만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사용자 보상으로 되돌리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를 테면 2 : 8 비율로 하여 2만원만 저자가 갖고, 8만원을 독자 보상으로 돌립니다. 당장 눈으로 보기에는 저자들이 크게 불릴 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인류 전체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만일 조회 수가 10만으로 늘어났다면 저자 보상은 20만원, 100만 명이면 200만원이 될 테니까요. 이를 수요공급 곡선이라는 도표로 그리면 처음에는 밋밋하게 올라가지만 갈수록 가파르게 됩니다.
이렇게 조회 수가 올라가려면 그야말로 스팀을 사용하고 또한 스팀잇 플랫폼으로 접속하여 인터넷을 활용하는 인구가 7억 명으로 늘어난다면 어렵지 않습니다. 전 세계 페이스 북 이용자가 수십억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독자(사용자) 보상은 이런 겁니다.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스팀잇으로 접속을 하여 어떤 콘텐츠를 본다면 위에서 말한 8의 보상 비율을 나누어 받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글 하나 보았다고 얼마나 보상이 따르겠습니까. 다만 ‘글을 읽기만 해도 보상이 따른다.’는 발상 전환이 중요합니다.
오늘날은 적지 않는 사람이 하루 대부분을 인터넷에 접속하여 생활합니다. 하루에 1000번을 클릭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액이 1원이라고 칩시다. 사람들은 이 돈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인터넷을 하리라 봅니다.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날마다 돈이 조금씩 쌓이는 믿음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인터넷을 너무 많이 한다는 압박감에서도 벗어날 테고요.
여기다가 보상 체계를 더 짜임새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이 또한 보기를 들면, 원글에다가 성의껏 댓글을 달 경우는 그냥 읽을 때 주는 보상의 세 배나 다섯 배, 이런 식으로. 글을 읽는 것도 일종의 ‘노동’이라고 한다면 댓글을 다는 행위는 제법 큰 노동이 됩니다. 그 세부적인 비율은 전문가들이 짜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저자가 자유의지에 따라 댓글들마다 자신이 받을 보상액을 기준으로 적당히 나누어 주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이러다보면 창작자는 점점 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사용자들은 더 즐겁고 유익하게 스팀잇을 이용하면서 서로 선순환하지 않을까요?
원글에 대한 보팅은 스팀 투자자들만이 할 수 있게
그리고 원글에 대한 보팅은 스팀 투자자들만이 할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창작자를 발굴하여 키우는 것이야말로 투자자의 핵심 역할이자 권리일 테니까요. 지금처럼 누구나 하는 것은 읽고, 댓글 달고, 글을 올림으로써 보상을 받는 체계가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팀잇을 하는 거 자체가 인류 공동체가 더 나아지는 데 이바지하는 일이라는 자부심도 함께 작용하리라 봅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밟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자액수가 많든 적든 스팀 투자자로도 나서지 않을까요?(제가 볼 때 @clayop님이 제시하신 스팀마노는 스팀 가격이 꾸준히 올라가리라는 걸 전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는 가격 등락이 심하기에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스팀잇 안에서 물을 흐리는 어뷰징 문제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그 힘을 잃으리라고 저는 봅니다. 바다가 넓고 깊다면 게다가 끊임없이 순환한다면 쉽게 오염되지 않을 테니까요. 사용자가 100만 명일 때는 영향력이 그런 대로 작용하지만 1000만, 일 억으로 올라갈수록 공유와 분권화가 주는 가치를 실감하리라 봅니다.
만일 제 제안대로 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창작자 사이 불균형이 지금보다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리스팀을 많이 받아, 올리는 글마다 조회 수가 100만이 넘어간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안 하나로 역누진제를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조회 수가 200만이라면 100만 일 때의 두 배인 400만원이 아니라, 그 10분의1로 해서 220만원. 이런 식으로.
어쩌면 조회 수가 1000만이 넘어가는 글들이라면 그 창작자는 더 이상 돈 보상에 연연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돈을 넘어, 자부심이 엄청 나리라 봅니다. 부대 효과가 훨씬 크게 됩니다. 자신이 펼친 생각이 여러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물론 인류 문화유산으로 오래도록 자리매김 할 테니까요. 방송 출연은 기본에다가 전 세계를 돌며 강연도 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이런 시스템 아래서는 스스로 창작자라고 자부하려면 진정으로 인류 전체를 생각하면서 글을 올리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가난한 흙수저일수록 더 많은 인류와 잘 소통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동안 월드와이드 웹이 펼친 정보 혁명에서 이제는 블록체인이 갖는 ‘가치 혁명’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지금 중요한 건 스팀잇이 블록체인기반의 미디어 선두 주자로서 적기를 놓친다면 머지않아 페이스 북, 카카오, 네이버 같은 소셜 플랫폼들이 자체 암호화폐를 만들어 빠르게 유저들을 흡수하리라 봅니다.
독자가 창작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창작자는 누구나 독자입니다.
모든 독자가 주인이 될 때
진정한 탈중앙화와 분권화가 완성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