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하루에 몇대 다니지 않는
한적한 시골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텃밭에 김을 매고있는 어르신을 보았다.
하얀 은발에 고부라신 손가락으로 호미를 잡고
땀을 흘리며 풀을 잡아 당기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동네가 참 예뻐요"
김을 매던 어르신이 옷을 툭툭털고 일어나
나있는 쪽으로 걸어오시더니 웃는 얼굴로 이것저것 물으신다.
"나이는 몇이냐"
"애들은 몇이냐"
"고향이 어디냐"
"어디 사느냐"
하나하나 대답을 해 드릴때마다
우리애는 몇살이고 손주가 몇 이고
고향이 어디고 어디 고등학교를 나오고...
아는 지명이 나올때마다
귀를 세우고 반가워 하시는 어르신
텃밭에 심으신 취나물이 실해서
어떻게 재배하는건지 묻자마자
취나물 씨를 받는 방법부터 파종시기와
파종방법 걸음주는 방법등
숨도쉬지 않고 말을 하신다.
하시는 말씀마다 공손히 대답해 드리니
언젠가는 쓸지도 모를 지혜를 주신다.
한참동안 이야기 하다가
밥은 먹었냐고 물으시길래
먹고 왔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막무가네로 손을 이끌고 가려는 어르신
때마침 오는 버스에 서둘러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 창밖을 보니
어르신이 손을 흔들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