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정말로, 정말로 좋아하는 한 사람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업계의 발전과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런칭해 블록체인 전체 산업을 잡을 수 있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러 단톡방, 텔레그램 등에서 한국에서 런칭한 프로젝트를 볼 때면 다른 프로젝트들 보다 훨씬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백서나 설명이라도 한 번 더 들여다 보게 된다.
문제는 국내에 나와있는 많은 프로젝트들이 투자자를 현혹시키는 것만 할 줄 알았을 뿐, 제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개발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기대만큼 실망과 화가 나게 된다. 지난 1월 말, ICON 프로젝트가 Annual Summit을 개최했지만 정작 핵심인 합의 알고리즘(ICON은 LFT다)에 대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ICON을 준 스캠(Scam)으로 치부하고 있으며, 한국 프로젝트의 치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ICON의 뒤를 이어 새로운 한국 프로젝트 이그드라시(YGGDRASH)가 최근 ICO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다가 또 다시 화를 감출 수 없었다. 솔직히 창업자와 개발자들에게 '쪽팔린 줄 알아라'고 전하고 싶을 정도로 프로젝트가 스캠과 다를 바 없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이그드라시가 스캠급의 프로젝트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 Nothing in Github
이그드라시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것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깃헙(Github)을 찾아보는 일이었다. 물론 나는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 코드 내용을 볼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깃헙에 무엇이 올라와 있는지, 핵심 내용인 컨센서스에 대한 코드 작성 여부 정도는 볼 수 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주변 개발자분들에게 부탁해서 어떤지 봐달라고 한다.)
일단 이그드라시 깃헙의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github.com/yggdrash
깃헙에 보면 Proof of Concept과 Wiki 두 개가 있는데, 일단 Wiki에는 아무것도 없다. Proof of Concept에는 제대로 된 합의 알고리즘 코드가 없으며 다른 프로젝트(EOS, Cardano 등)와 비교해도 너무 올라온 내용들이 없다. 특히 Proof of Concept에 있는 Public, Route에는 Font와 같이 하등 중요하지 않는 내용만 있을 뿐, 블록체인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것을 볼 때. 현재 이그드라시는 아무것도 구축된 것이 없는 프로젝트인 수준이다. 아무것도 없는 프로젝트가 3월 또는 4월에 ICO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정말 '믿음'만 가지고 투자하라는 것과 다를바 없으며, 컨셉만 가지고 돈 왕창 땡겨오는 것에 지나지 않다.
지난 닷컴버블 때, 수많은 기업들이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 없이 '인터넷'이라는 단어만 가져다 썼다고 대량의 자금을 받았던 것처럼 지금 상황에서 이그드라시에 투자하는 것은 무너질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그드라시의 처참한 Github 상황)
▣ DPOA의 연구 결과는?
깃헙 다음으로 봤던 것은 당연히 이그드라시가 어떤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가이다. 일단 이그드라시 백서를 살펴보면 YGGDRASH DPOA(Delegated Proof of Authority)라는 합의 알고리즘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써 놓았다.
그러나 위에 깃헙에서 봤듯이, 이그드라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합의 알고리즘이 없다.
(이그드라시가 설명한 YGGDRASH 합의 알고리즘)
한편, 이그드라시는 백서에서 자신들의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게 되면 블록을 10초만에 생성할 수 있고, 그 어느 합의 알고리즘보다 빠른 성능을 보장할 수 있다고 써 놓았다.
여기서 내가 제기하고 싶은 이슈는 코드가 없는 합의 알고리즘을 어떻게 증명했을까이다. 우로보로스, 텐더민트와 같은 합의 알고리즘은 알고리즘 하나만 가지고도 논문과 같은 Publication을 발간하고 사람들에게 Review를 받는다. 그런데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하는 이그드라시브의 DPOA는 달랑 1페이지로 모든걸 설명했으며, 그 내용도 증거없이 주장만 존재한다. 이 주장을 무엇으로 믿을 수 있을까. 이 주장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눈 감도 돈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실 이 정도 되면 투자자들을 농락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사람들이 비전만 보고 200억원, 혹은 1,000억원씩 때려 박았던 ICO들이 많았으니까, 자기들도 한탕 확 자금 땡겨서 챙기고 가겠다는 정도로 밖에 해석이 안되는 상황이다.
프로젝트를 런칭하고 ICO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투자자들도 문제가 있다. 왜 이런 프로젝트에 대해 정말 들여다 보지 않고 투자하는 것일까. 다 필요없고 합의 알고리즘만 제대로 공부해도 이건 위험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는데, 어째서 보지 않는 것일까. 좀 더 좋은 프로젝트에 투자하자. 정말 이 블록체인이 더 활성화되고 더 번성하려면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투자자들이 걸러 내야 할 것이다.
2/17(토) 이그드라시 단톡방에서 류동욱 CTO와의 대화 결과
[사과드릴 부분] 제가 작성한 ICON의 LFT 소스코드가 없다는 부분은 제가 놓쳤으며 ICON의 LFT 합의 알고리즘은 Github(https://github.com/theloopkr/loopchain)에 있음을 말씀 드립니다. 저의 부족한 지식과 잘못된 정보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오해를 만든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본문 상 과한 표현으로 작성한 것은 의도에 관계없이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인정하며 겸허히 반성하도록 하겠습니다.
[확인한 부분] 한편 위 글의 주제였던 이그드라시의 DPOA 개발 여부는 류동욱 CTO께서 직접 '설계 단계이며 개발된 것이 없으며, LFT를 변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작성하실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검증 역시 실제 코드로 진행한 것이 아님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따라서 백서 상 '개발했다'고 표현한 부분은 백서를 수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합의 알고리즘 개발이 별로 어렵지 않다고 CTO께서 덧붙이셨습니다.
전체 대화 내용은 이미지로 붙이고자 합니다. 참조 부탁 드립니다.
이번 대화에 참여해주신 윤승완 비트브릿지 대표님과 류승욱 CTO님, 그리고 관심있게 지켜봐 주신 수 많은 분들께도 감사한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