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aejaka입니다 :D
글 읽어주는 여자 여섯번 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qrwerq님의 '가로등/순간'이라는 에세이를 가져왔습니다.
<글 읽어주는 여자> 프로젝트 최초!!의 에세이입니다. 어찌하여 이 글을 모셔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번 회차에는 어떤 분들의 댓글을 소개했는지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 (공지사항도 있다는 것은 안 비밀입니다.) 그리고 왠지 이번 회차는 목소리가 붕붕 떠있어요.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이른 밤에 올립니다.
+노이즈 잡는 과정에서 레벨 조정이 조금 어긋났는지 이번엔 쇳소리가 조금씩 들어갔네요. ㅠ 빠른 시일내로 잡아서 영상 수정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배작가의 주저리는 점점 더 길어져서...(제어 실패)
글과 작가소개, 낭독만 감상하실 분들은 18분 00초 부터 들으시면 됩니다.
밤에 들으면 좋고, 새벽에 들으면 더 좋은(!) 글 읽어주는 여자, 오늘도 편안하게 즐겨주세요 ^^
가로등/순간
written by @qrwerq
오늘같이 몸과 마음이 지친 날이면, 나의 어둔 밤을 비추는 가로등은 무엇일까 생각한다. 명멸하는 빛의 거리를 더듬어가며 걸어갈 때에 반짝이는 것들을 생각한다. 사람의 생애는 생각보다 꽤 짧아서, 삼 만 일 정도 살면 요즘 사회 기준으로도 많이 산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중에 삼 만 분의 일을 어떻게 보냈나 돌이켜본다. 나는 조금씩 나이를 먹고 있고, 나이테가 켜켜이 쌓이고 있고,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진한 띠와 옅은 띠를 반복적으로 주조하고 있다.
사진으로 남겨두는 습관은 상당히 무서운 것이다. 우리가 세계를 인지하는 수단은 결국 시각, 청각, 촉각 같은 감각적인 것들 뿐일텐데, 그 중에서 시각적인 것은 상당히 강렬하다. 그냥 놓아두었으면 스쳐지나갔을 빛을 영구히 잡아두고 있다. 기억을 해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사진은 얼마나 편리한 매체인가. 기억의 책갈피를 사진으로 저장해두면, 우리는 머릿 속 어딘가에 저장해두었던 기억을 소환하기 편하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의 기분과 공기를 기억한다.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의 앞과 뒤에는, 내가 사진으로 담지 못한 궤적이 역시 존재하고, 그 것은 사진으로 재생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온전히 남아있다. 그러고보면 사진은 사실 (시간축으로) 상당히 두꺼운 것이다. 순간에 두께를 정의할 수 있다면, 그 것은 아주 얇은 순간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삶의 순간 - 단면들도 사실은 두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 순간 '안'에서 무언가를 했다면, 한 것 자체로 이미 두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삶의 순간들이 사실은 우리 삶의 나이테를 구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순간은 매우 길고, 어떤 순간은 찰나이다. 나는 못내 그 순간들이 짧게 지나가는 것이 아쉬워서, 길게 펴고 늘리고 싶지만 그게 항상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늘 같이 정신없는 하루에는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마음과 그래도 하루가 가는 게 아쉽다는 마음이 충돌하곤 한다. 어차피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렇다. 각자의 순간들을 살아내는 무수한 사람들의 삶이 흡사 가로등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 가로등을 유심히 살펴볼 수도 있고 빨리 지나쳐갈수도 있고 마음에 담을 수도 있고 그렇다. 그리고 이러한 가로등은 가급적 오래오래 켜져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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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마음에 나이테 하나 두르고
그게 본디 내 껍질인양 부딪히며 살았지만
낭독 프로젝트 <글 읽어주는 여자> 기획 의도
스팀잇 내에서 이미 텍스트로 소모된 문학적인 글을 발굴하여 낭독 영상으로 가공하는 프로젝트로, 문학 콘텐츠의 2차 생산과 소비를 늘리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제가 직접 글을 읽고, 녹음, 편집, 배포하는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1,2회는 저작권 때문에 제 글로 녹음했지만 이후 부터는 다른 작가님들이 쓰신 좋은 글을 허락을 얻어 낭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낭독 영상으로 발생되는 보팅 수익(저자수익의 절반)은 원글 작가님께 전해드립니다. ^^ 스팀잇에서 제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좋은 문학 콘텐츠의 확산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획한 콘텐츠 프로젝트로 이해해주시면 될 듯 합니다.
※지난 회를통해 얻은 저자수익의 절반(5.218 SBD+1.744 STEEM)을 글 작가이신 @sunghaw님께 전송 완료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귀한 글 낭독 허락해주신 승화님과 보팅해주신 스티미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글 읽어주는 여자 지난회
- 1회 [낭독] 글 읽어주는 여자 #001 앞집 할망 written by baejaka
- 2회 [낭독] 글 읽어주는 여자 #002 내 사람 written by baejaka
- 3회 [낭독] 글 읽어주는 여자 #003 이별 written by madamf
- 4회 [낭독] 글 읽어주는 여자 #004 봄인 줄 알았다 written by bree1042
- 5회 [낭독] 글 읽어주는 여자 #005 봄멀미를 하는 날 written by sung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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