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과 조진웅이 나오는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건달이나 깡패 같은 조직 폭력배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비리 형사들 간의 목숨을 건 사투가 나오는 것이라 소재가 특이하다.
고건수(이선균 역)는 강력계 형사이다.
정의 실현에 힘을 쓰는 형사라기 보다는 적당히 뇌물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는 일에 찌든 형사이다.
팀내에서 뇌물 장부와 뇌물로 받은 돈을 책상 서랍에 넣고 자물쇠로 잠궈놓고 다닌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있는데, 동료에게 전화가 온다.
상부에서 감찰이 나왔으니 빨리 와보라는 것이다.
밤길에 급하게 운전하며 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내고 만다.
당황한 나머지 시신을 자기의 차 트렁크에 넣고 현장을 도주한다.
감찰은 이미 시작되었고, 시신을 싣고 경찰서로 갈 수 없으니 다시 어머니 장례식장으로 왔다.
감찰팀이 건수의 자동차 검사까지 한다며 찾아온다는 얘기를 듣고 건수는 기상천외한 장소에 시신을 숨기리로 한다.
바로 어머니의 관 속에 숨긴 것이다.
그리고 관 속에 시신을 넣은 상태로 어머니의 장례를 치뤄 관을 땅에 묻기까지 해 버린다.
어마어마한 불효를 저질렀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쨌든 시신을 숨겨서 일단 안심하고 있는데, 건수에게 전화가 한 통 온다.
건수가 시신을 어디에 숨겼는지 이미 알고 있는 자의 전화였다.
그는 바로 마약반 형사인 박창민(조진웅 역)이었다.
마약 거래의 큰손과 작당을 해서 회수된 마약을 빼돌려 큰 돈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돈을 보관한 금고의 열쇠를 교통사고가 난 녀석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교통사고를 숨기려는 형사와 마약을 팔아 모아놓은 큰돈을 찾으려는 형사의 목숨을 건 대결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다른 데서 소개를 받아본 적은 없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나쁜 영화 중 이것저것을 훑어보다가 주인공의 조합이 신선해서 보게 되었다.
드라마에서 언제나 시크하지만 털털한 연기로 매력을 발산했던 이선균, 게다가 최근에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이 상을 석권하는 바람에 주목받고 있는 배우가 된 이선균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의외로 궁지에 몰려 조마조마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역을 잘 소화해서, 그의 살 떨리는 연기가 그대로 전달이 되어 긴장감이 감돌았다.
내가 처음 조진웅을 마음에 들어했던 것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잘 드러난 드라마 때문이었다.
조진웅은 의외로 생긴 것과 달리 악역을 많이 맡아 연기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험악한 얼굴이 아니어서 그런지 코믹연기도 많이 한다.
이 영화에서는 냉혹한 악인 역을 연기했는데, 그 덩치에 잘 맞는 연기를 보여준 듯하다.
어제 오전에 이 영화를 봤는데, 저녁에 티비에서 '끝까지 간다'라는 중국영화가 하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 같은데, 오전에 우리 영화를 보고 저녁에 중국 영화를 보니 신기했다.
내용은 거의 똑같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들의 연기를 비교해서 볼 수도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는 박보검이 단역으로 나온다.^^
영화 URL : https://www.themoviedb.org/movie/269494?language=ko-KR
별점 :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