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가 되어가던 중이었는데 다시 코로나로 들썩입니다.
어제부로 54명까지 확진자가 늘었는데, 하노이와 호치민 두 대도시가 뚫려버린 게 상징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신천지가 대확산의 키워드였다면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항공 VN0054편, 그리고 판티엣이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네요.
영국에서 베트남으로 들어온 항공기 안에 감염자가 탑승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구 감염을 시켜버렸죠. 비즈니스 석에 탑승했던 베트남 여성인데, 덕분에 비즈니스석에 타고 있던 외국인들, 주로 영국인들이 다수 감염됐습니다. 이 항공기가 하노이에 내리고 나서 외국인들은 각자 목적지로 환승을 해 순식간에 흩어졌답니다. 다낭으로, 호치민으로, 하롱베이로 등등.
그래서 부랴부랴 당국이 추적에 나섰는데 이미 로컬 사람들에게 옮기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관광객 발 지역 감염 가속화에 대해서 걱정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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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0054편에 탑승했던 베트남 여성이 런던에서 친구와 파티를 했던 모양입니다. 파티에 참석했던 또 다른 베트남 여성이 코로나에 걸려버린 것이죠. 친구인 이 여성에게 증상이 나타나자, 아버지되는 사람이 딸을 베트남으로 불러 들입니다. 전세기를 마련해서요. 레알로 혼자 탑승하여 런던에서 하노이 까지 비행했다는데, 5억이 들었니 8억이 들었니 잠깐 핫이슈였습니다.
앞서 VN0054편으로 들어온 친구 대비 굉장히 모범적으로 들어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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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확진자 나온 지역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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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네로 잘 알려진 판티엣에서는 한 사업가가 미국에 업무차 방문했다가 돌아왔고, 이 베트남인 여성이 시발점이 되어서 지역 감염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여성이 가정부, 부하 직원, 며느리에게 옮겼고, 각자는 또 가족에게 옮기고 그러고 있습니다.
호치민에서는 저 사업가랑 저녁 식사를 한 베트남 사람이 감염됐는가 하면, VN0054편으로 입국해서 환승해 들어온 외국인들이 확진자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미 캄보디아로 출국을 했는데, 거기서 확진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고요. 이들의 이동 경로를 보니 유명 관광지는 모조리 다니고 난 후 출국을 했습니다. 조만간 대확산이 될 수도 있어서 초긴장의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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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주 기가 막힌 -.- 대책이 시행됐는데요.
시내 중심지에 있는 영화관, 펍, 식당, 클럽 등등 사람이 모이는 모든 곳을 순식간에 닫아버렸습니다. 휴교도 연장했고, 쪼개서 나눈 다음 그냥 다 격리시켜버리네요.
덕분에 이틀 내내 집 밖으로 단 한발짜국도 안 나갔습니다. 나갈 일이 없네요. 금요일 퇴근하면서 장 봐온 게 신의 한 수였던 주말입니다. 담배도 넉넉히 쟁여놔 다행이었고요.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면 안 되는데, 라트비아에서 놀러 온 사람이 또 코로나니 아니니 하면서 난리 법석입니다.
2주 뒤에도 사태가 정리될 기미가 안 보이면 대대적으로 사재기를 좀 해놔야겠다 싶은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