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처음으로 김치를 만들었다.
그동안 김치가 생각날 땐 한국식당에서 샀다. 가끔 아시는 분이 주기도 했다. 안 먹고 한 달씩 지내기도 했다.
나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은 오랫동안 했지만, 몸이 움직인 건 처음이다. 중국마트에 가서 배추 3포기를 샀다. 부추도 한주먹 , 기다란 무 그리고 당근. 마침 현금이 없다. 양파 마늘 못샀다. 끝.
인터넷에서 김치만드는법을 찾아서 따라 해봤다. 젓갈은 안좋아하니 빼고 마늘양파는 없고 간장하고 고춧가루 서해안 가는 소금이 있으니 됐다. 점심먹을 요량으로 막김치를 먼저 만들었다.
그냥 양념넣고 버무렸다. 음... 나중에 물어보니 이것도 소금으로 숨을 죽이라고...5일동안 맛있게 먹었다.
남은 두 포기는 김치처럼 만들고 싶었다. 다시 열심히 공부했다. 열심히...
굵은 소금이 없어서 가져온 3년묵은 서해안 소금을 뿌렸다. 나중에 보니 6시간이 지나도 생생.... 어려서들은 배추가 밭으로 가겠다는 말이 생각났다.
찹쌀 죽 만들었고, 버섯에 대추와 무를 삶은 물도 있고 , 부추썰고, 무채, 당근채, 고춧가루, 간장, 설탕, 망고, 아보카도 이건 그냥 있어서... 나중에 싱거워서 소금을 뿌렸다. ㅎ
6시간 정도 지나서 배추를 씻었다.
그동안 보아온 모양대로 따라서 잎을 들고 안에 양념을 넣었다. 위에 양념이 마침맞게 다 들어갔다. 설탕 수북이 두 가락 넣었는데 ... 달다. 하루는 밖에 둔다.
음... 지금은 오래됐는데 신김치 맛이 안난다. 부족하다. 그래도 깔끔하고 맛있는데 뭐랄까... 아... 뭔가 칼칼한 뭐 그런 김치맛이 안난다.
다음엔 조금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궁해서 만든건지 심심해서 만든건지 내가 만든 김치를 먹는게 뿌듯하다. 딱히 다른 반찬은 없고 김치와 김 된장이 찬인데 김치를 볼 때마다 든든하다.
다르에 나왔다. 에어컨 바람 있는 시원한 카페에서 숨 쉬는 건 참 좋다. 더위가 어딧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