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나무 꽃이다.
꽃을 처음봤다.
잎도 처음봤다.
열매도 처음 봤다.
열매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
길가에 있는 커다란 바오밥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길래 혹시나 하고 나무 아래를 찾아봤다. 열매가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다. 마치 잘 마른 조롱박 같다. 속은 빈듯이 가볍고 튼튼하며 크기도 비슷할 듯하다. 작은 열매도 있다. 큼지막한 것을 주웠다. 주워온 열매를 흔들어 보니 사각사각하는 소리, 마치 물을 넣고 흔드는 소리 같았다. 흔들린다는 게 아니라 소리가 그랬다. 열매꼭지를 손으로 잡고 부스려고 쪼그리고 앉아 아스팔트에 내려쳤다. 퍽퍽거리기만 하고 안 깨져서 일어나 딱치치기 하듯이 두 번을 아스팔트에 내려쳐서야 손으로 뜯어낼 수 있었다.
조롱박 속과 비슷하게 마른 내용물이 있었다. 열매 속을 먹어봤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맛이 익숙하다. 언젠가 먹어봤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깨진 열매 속 모양도 본 듯 익숙하다.
지금 봐도 저 열매를 분명히 먹어봤는데....
도대체 그럴리가 없는데..ㅋㅋ
바오밥나무는 잎이 한꺼번에 나오는 게 아닌듯하다. 한쪽 가지에는 나왔고 다른 가지에는 싹도 안 보인다. 다른 나무들도 제각각이다.
바가모요에 갔을 때 바오밥나무 열매와 바나나를 갈아서 만든 주스를 마셔본 적이 있다. 담백 텁텁 시큼 맹맹이라고 해야할까 처음 마시고 뭐이래 라고 생각했다. 이 열매 맛이 그렇다. 어디선가 먹어본 그 맛이기도 했다. 식감은 음...떡국가리 꼭지 뻥튀기..알려나..ㅋ
바오밥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된 것은 어린왕자에서였는데, 바오밥나무가 별 하나를 뭉개버릴 것만큼 크다는 것만 상상했다. 이후 어느 날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 군락지 사진을 어디선가 봤고 그 팔짧은 통통함에 감동했다. 언젠간 마다가스카르에 꼭 가봐야지 하는...말 많은 마다가스카르의 펭귄도 보고...생각만했다.
이 나무는 참으로 매력있다. 마을에 있으면 정말 수호신 같다. 껍질도 맨들해서 기대기도 좋다. 건기에 물이 없을 때 코끼리는 바오밥나무를 상아로 들이받아서 껍질을 벗겨 그곳에 있는 물을 마신다고 한다. 맛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나중에 기회있으면 맛보고 싶다.
그냥 올 수 없어 길에서 바오밥나무 열매를 하나 주워왔다.
주먹만한 것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멋있게 커보이는것으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