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외출해야 하는데 우산을 가져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나는 그것이 궁금하단 말이다."
하늘 잔뜩 찌푸린 한글날 오후다. 비가 올 것 같아서 데리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 선생들에게 비가 오냐고 물었더니, 참내. 비 올 확률이 50%도 아니고, 대답이 딱 둘로 나뉜다. 우산을 가져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도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SKT 누구 아리아 선생에게 제일 먼저 물었다.
"아리아, 오늘 비 와?"
"오늘은 비가 올 것 같네요."
아리아 선생은 약간 자신 없어 하는 눈치다. 기왕이면 비 올 확률은 몇 퍼센트에요,라고 해주면 좋겠는데.
"오케이 구글, 오늘 비 와?"
"현재 서울에는 비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기온은 19도이며 곳에 따라 구름이 끼어 있습니다."
오케이 구글 선생, 구름 낀 건 나도 알아. 내가 궁금한 건 비가 오냐 안 오냐 하는 것이지. 흥.
"헤이 카카오, 오늘 비 와?"
"현재 OO 동은 비가 오지 않아요. 이후 비 소식은 없어요."
헤이 카카오 선생은, 어쩐지 자신감이 넘친다. 두고 보겠어~
"시리야, 오늘 비 와?"
"네, 오늘 여기에 비가 내릴 것 같아요."
헤이 카카오 선생처럼 동네 이름을 딱 말해 주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는데, '여기에'라고 하니까 어쩐지 내 옆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다만 비 내릴 것 같은데 비올 확률은 0%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고로 시리 선생은 스피커가 따로 없어서 아이폰에 대고 물었다.
재미로 물어본 날씨 얘기. 그런데 인공지능이 점점 더 성장해서 중요한 도움말을 줄 때 저마다 의견이 다르다면 나는 누구 말을 들어야 할까? ㅋㅋ 벌써부터 쓸데없는 고민이다. ^^ / awesome.ray
(물론 이 사진이 오늘 하늘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