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 였습니다.
그 당시 Apple II 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는데, (저는 사실 애플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학교에서 몇명씩 선발해서 컴퓨터 교육을 멀리 가서 받았습니다.
교육장은 서울역 부근이었던 것 같고, 애플 아류작을 가지고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장 옆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얇은 플라스틱을 넣으니깐 게임이 되고 참으로 희안한 컴퓨터를 보았습니다.
이것이 XT (8086 intel)였고, 그 회사는 트라이잼이었습니다.
베이식을 배웠습니다만 저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오락실 게임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이죠.
그 후로 컴퓨터라는 것은 오락실에서 전자오락기를 접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누나가 논문을 쓴다고 컴퓨터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무척 신기했지요. 켜면 삐익~~ 하는 소리가 났고 플라스틱을 넣지 않아도 깜박이는 커서가 떴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이라고는 NEW FOR IF 이런것이라,
C:> NEW
Bad command or file name.
C:> FOR
Bad command or file name.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AT 라는 기종이었으며(80286 intel), 하드디스크를 가지고 있었으며,
COM/EXE/BAT 만 실행이 되는 것이었고, dir, copy 등등의 내부 명령이 있고,
format, fdisk, xcopy 등의 외부명령이 있던 MS-DOS 운영체제였습니다.
컴퓨터를 끌 때 항상 파크를 하라고 해서, 파크 안하고 컴퓨터 껐다가 큰일 나는 줄 알고 다시 켜고 파크 하고 끈 기억이 납니다.
C:> park
도스책을 보고 열심히 명령을 익히고, 플로피 디스크를 왕창 샀습니다.
예전엔 플로피디스크가 재산이었지요. 제 친구는 한 2000장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다 뭐가 들었냐 하면, 게임 아니면 그림파일이었지요. 동영상 같은건 없었습니다.
저도 플로피 디스크를 사서 열심히 게임을 구하고 다녔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엔 실망을 했습니다만, "아마겟돈의 터널", "페르시아 왕자"는 경이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집에 있던 AT 를 가지고 노는 동안 저는 대학에 진학했고, 컴퓨터를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이 AT 에 하드를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50MB 퀀텀 제품을 40만원을 주고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좀 더 다른 OS 를 써보고 싶었고, C 도 해보고 싶었고,
윈도우 3.0과 IBM 에서 OS/2 라는 것이 있긴 한데 여기서는 더이상 돌아가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사실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천하장사 카드(허큘리스 모노그래픽 카드)보다 슈퍼VGA 카드를 가지고
게임을 하고 싶었던 것이었죠.
드디어 386을 질렀습니다. 으아~~ 386DX 33MHz CPU 에 아까 산 50MB 하드를 장착하고
ATI 슈퍼VGA 카드를 장착한 컴퓨터를 장만했습니다. 이놈을 가지고 대학시절을 거의 보낸것 같습니다.
아쉬운건 애드립 카드를 달지 않았다는 점이지만,
이 놀라운 오락기로 페르시아 왕자를 다시 했을 때의 감격이란 이루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 호강이란 이런 것이었지요.
이 게임은 지금도 실행시킬 수가 있는 데,
인터넷에서 페르시아 왕자 파일을 다운받아서 ~/tmp 폴더에 넣고,
Dos Box 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됩니다. (윈도우 맥 리눅스 모두 이 도구가 있습니다)
Z:\> mount c ~/tmp
Z:\> c:
C:\> prince.exe
뚜두두두둥둥 뚜두두두두 둥 ... 하는 소리가 감동적이군요.
2편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입문과 고난의 시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일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