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발자 입니다.
아주 어릴적 게임이라는걸 하드 박치기 하거나 컴퓨터 살때 끼워주는거라고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부끄러운 시절이네요 ㅠㅠ
그때 게임판매점은 판매점이라기 보단 롬팩 대여점 같은 느낌이었고 판매하는 게임들은 진열된 몇종이 전부였던 기억입니다. 5.25인치 디스크에 복사된 게임들을 잔뜩 놓고(길보드차트처럼) 사가라고 했었죠.
설날이 되니 그때 '정품'이라는 말을 처음 알게 돼서 모으고 모은 세뱃돈을 깨서 '정품' 패키지 게임 구매를 처음 시도해봤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산 게임이 은하영웅전설4EX 였네요.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을 처음 하게 되고, BGM을 처음 듣게 되고(당시 복사게임들은 용량 문제로 보통 BGM을 짤랐었네요), 소설 보다 게임으로 먼저 은하영웅전설을 접하게 됐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은하영웅전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삼국지 스타일의 시나리오가 포함된 4X 게임으로 제국이나 동맹의 한 영웅을 선택해서 제독이나 원수가 되어 적국을 통일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제3 상업국인 페잔을 선택할 수 있었나 없었나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
저는 지금도 게임불감증에 걸리면 한번씩 이 게임을 꺼내 봅니다.
처음 이 게임을 켰을때 6만원 돈을 날렸다.... 고 생각했었습니다. 기대했던 모양이 아니었거든요. 저는 창세기전이나어스토니시아, 대항해시대 같은 시뮬레이션 RPG나 어쩌면 저녁 같은 액션게임을 기대했었습니다. 장르도 모르고 샀으니 그 실망감이란.....ㅠㅠ

그래도 비싼 돈주고 산 게임이고 게임판매점 아저씨가 환불도 안된다고 하셔서 ㅠㅠ 울며 겨자먹기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위에 전투 화면에서 보이시는 저 애니메이션에서 함대가 터져나갈때 느껴지는 환희나 이제르론 요새에서 발사하는 주포, 그리고 시나리오에서 제국이 보여주는 충성심과 동맹이 보여주는 비열한 모습등이 제공하는 몰입감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게임을 즐겼습니다.
은하영웅전설 4ex 에서 가장 좋아하는 BGM인 볼레로 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긴박한 전투장면에 사용되어 전쟁을 수행하는 인간과 명령하는 인간들의 괴리를 느끼게 해줬었던 기억입니다.
이번 설 기억에 남을만한 선물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리고 좋은 게임만나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