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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스팀 지갑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제 지갑의 잔고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jSteem 오픈 때 받은
과분한 보팅이
저자 보상으로 입금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보상은 제가 입금 승인을 해야
제 지갑에 들어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뭔가 이상해서 거래 내역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헐,
무려, @clayop님께서
"jSteem 후원금"이라는 제목으로
또 무려, 250 스팀을
보내주신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업비트 시세로 1스팀은 3,230원이고
이 시세로 계산하면 이 액수는
우리 돈으로 80만원이 넘는
큰 액수가 됩니다.
'후원금'이라니!
(저는 알고리즘에 꽤 능력이 있어서,
여러 SI 회사에 근무하는 중에
회사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여러 가지 개발했지만, 그 회사들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 한 번 받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 SI의 팍팍한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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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적절할 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능력은 무한대'라고 하는 말은 거짓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두뇌는 한정자원이고,
쓰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저는 요새
집필과 서비스 오픈을 마치고 나서
머리가 '화이트 아웃white out'된 상태입니다.
화이트 아웃은 극지방같은 곳에서
사방이 온통 하얗기때문에
방향감각이 사라지는 현상을 말하는 데,
제가 딱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새 약간 무기력하고
뭘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므로,
요 며칠 한정없이 가라앉은 마음으로
'뭘 해야 하나'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방향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증인님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나니
(아직 무기력한 신체적 증상은 여전하지만),
온통 하얀 세상의
저 끝에서 누군가 빨간 깃발을 흔들며
이리로 오라고 신호하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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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원,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이 돈이면,
한 달에 18,000원 정도 들어가는
클라우드 서버 비용을
44개월 정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하니 참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생각해 보면,
@clayop님은 jSteem 개발단계에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그 덕에 서비스 오픈에 대한
확신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스팀에서
죽어있던 kr 태그를 살렸다는
전설적인 한국인 증인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전설은 과연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인간관계에서 그 정도의
열정을 쏟아 본 일이 과연 내 인생에서 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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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느꼈고,
감사드립니다.
아마 이 빚은
스팀에서 저를 잡아 주는 기둥이자
벗어날 수 없는 그물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과분한 후원에
걸맞는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겠습니다.
@clayop님과 더불어
아직 뉴비인 저를
글로,
댓글로,
보팅으로,
리스팀으로,
이끌어 주셨던 많은 스티미언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뜻을 받들어
스팀을 한국의 화폐로 만드는
다른 많은 분들의 노력에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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