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traveler said the best moment is first day in the airport.
안녕하세요 @slowstep 느린걸음입니다!!
2년간 세계여행을 하면서 많은 나라들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많은 상황들을 겪었습니다.
종종 우리와 같은 배낭여행자들을 만나면,
어디가 좋았어? 거기는 어때? 로 대화를 시작하곤 합니다.
그러다 최고의 순간을 나누고 나면
많은 여행자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순간은 인천, 여행을 떠나는 그 순간이었지.'
제작년 5월. 세계여행을 떠나던 날.
나는 유난히 튀는 커다란 배낭을 메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한 순간 성공한 사람이 된 듯 했다.
모두가 꿈꾸는 일이지만 누구나 못하는 일.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꿈. 세계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20대 끝자락에서 나는 여행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부터 반복되어 다가온 요구들이 모두 거짓말 같았다.
고등학생 때는 대입수능을,
대학생 때는 취업 준비를 강요받았다.
언제나 그랫듯 이 문장이 따라왔다.
"지금이 너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야"
돌아보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있었던가?
항상 중요한 순간이다.
어쨋거나 나는 '중요한 시기'라는 압박에 밀려 20대 중반까지 살아왔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직장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중요한 시기'는 끝나지 않았다.
결혼을 위한 비용과 10년이 넘도록 열심히 돈을 모아도,
장담할 수 없는 내 집 마련.
그리고 그 후에도 무엇인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결국 내 나이에 해야할 일들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기로 했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드넓고 푸른 초원에 앉아 양 떼들이 풀뜯고 노는 모습을 보며 한적하게 기타를 치고,
에메랄드 빛의 바닷가에서 수영도하고, 발랄하게 노는 일만 남았다.
나의 인생은 이제 즐길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돈, 취업, 승진, 결혼, 육아.
이제 모두 나와는 상관없는일이고, 지루한 일상이란 끝이다.
매일매일 새롭고 아름다운 풍경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테니까.
나는 이미 개미보다 작아진 인천공항을 비행기 유리창 넘어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이제 행복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