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대해서 사람들 혹은 과학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우주의 시작이고 또 하나는 우주의 끝이다. 몇 년 전에 우주의 시작과 관련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다. [과학] 우주의 시작과 인플레이션 이론 // Beginning of the Universe. 현대 과학에서는 우주의 시간을 빅뱅과 동시에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빅뱅 이전을 고려하지 않는다. 저 위에 포스팅에는 빅뱅이론(정상우주론) 이야기와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인플레이션 이론, 그리고 인플레이션 이론에서 파생한 eternal inflation 론을 언급했다.
빅뱅이론, 인플레이션 이론 이후 사람들은 우주의 시작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를 하게 되었다. 우주의 시작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들의 다음 관심사는 우주의 끝이었다. [아이러니 하게 빅뱅이론, 우주의 시작을 기반하는 singularity 이론은 블랙홀로부터 시작됬고 이 블랙홀은 별의 죽음으로 부터 도출됬다. 과학자들은 별의 죽음을 연구하다가 우주의 시작을 생각하게 된 셈이다.]
우주의 끝을 기술하는 이론들은 매우 많다. 사실 우주의 끝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서, 이야기 거리가 매우 많다.
우주의 끝이 존재한다면, 과학자들은 우주의 종말을 3가지로 분류한다. 바로 Big crunch, Big rip, Big freeze 이다. [Big bang 이 우주의 시작이었으니 우주의 끝에도 Big 을 붙인 모양이다.]
이러한 우주의 끝은, 결국 우주 스스로가 소멸되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팽창하여 우주의 구성 성분이 모두 찢겨 나갈것이라 말한다.
Big crunch
이 Big crunch 이론은 Big Bang 이론의 정확히 반대되는 이론이다. Big Bang 이론은 우주가 한 점, Singularity 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는데, 이 Big crunch 이론은 우주가 한 점으로 축소되면서 종말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사실 우주가 계속 더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과 맞지 않는다. [우리는 실험 결과로, 우주가 가속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데 어떻게 한 점으로 수축하겠는가]
이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Big Bounce 라는 것이 도입되었다.[원래는 Big Bounce 는 우주를 시작하는 모델 중 하나였다]
쉽게 말하자면 우주가 가속 팽창을 계속하다가 Big Bounce 가 일어났고, 그 이후 팽창하는 힘보다 수축하는 힘이 더 커져 가속 수축하게 되고, 태초에 Big Bang 이 singularity 로 부터 시작했던 것 처럼 우주가 한 점으로 수축한다는 이론이다.
무엇이 우주를 종말로 이끄는 Big Bounce 를 야기했는가에 대한 여러가지 우주론 모델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양자역학적 효과를 고려하여 [이른바 quantum foam] 이것들이 어느 특정 순간에 Big Bounce 를 일으키고 그게 가속 팽창을 감속으로 바꾸어 우주가 수축할 것이라 주장한다.
Big rip
엄밀하게 말하면 Big rip 은 우주 자체의 종말은 아니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이 Big rip 은 우주가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우주가 가속 팽창을 하고 있기에, 점진적으로 우주가 찢어진다는 것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기본성분들은 찢어져 결국 우주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이론인데, 이 이론은 우주의 크기가 무한하고 찢겨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우주는 종말을 맞지 않는다.
Big freeze
이 이론은 우주의 종말 이론 중에 가장 그럴듯하다고 여겨지는 이론 중 하나이다. 일단 무엇보다 관측사실로 볼 때 우주는 flat이라는 것에서 그럴듯하고 또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을 분석해 보았을 때 이 이론은 어느정도 관측과 맞아 떨어진다.
이 이론 역시 우주의 가속 팽창으로 부터 기원한다. 우주가 가속 팽창을 하면서, 은하 사이의 간격도 멀어질 것이다. 은하 안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있고, 이 별들은 수소를 태우며 빛을 내는데,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또 은하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 별이 생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게 된다.
별은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 블랙홀이 될 것이고 결국 죽은 별들이 모여 블랙홀이 되어 우주의 물질들을 파괴할 것이다. 그 동안 우주는 엄청나게 팽창되어 있기에 전반적으로 소립자의 밀도가 낮아지게 될 것이고 이는 우주가 매우 차가운 죽음을 맞이 할 것을 의미한다.
빠져나갈 길
사실 이러한 각 우주의 종말 시나리오는 다 빠져나갈 길이 있다. 힉스의 발견으로 많은 초대칭 표준모형들이 죽었지만, 여러가지 다른 입자와 다른 사건들을 고려해 그 목숨을 연명하는 것처럼, 이런 우주의 종말 모델들도 여러가지 다른 것들을 붙여 그 삶을 연장하고 연장해 왔다.
특히 우주의 종말에 관련된 모델들은 그 근거가 현재까지의 데이터에 의존되어 있지 미래의 데이터가 들어간 것이 아니기에... 결국 이런 의문은 양자역학과 고전역학의 큰 질문으로 회기한다. 사건은 결정론적인가 아니면 확률론적인가 이 질문으로 돌아간다.
흠.. 우주의 시작과 종말 이야기를 해 봤으니, 다음에는 cyclic universe 나 우주의 family 이론[우주의 아버지, 어머니, 자식 등 우주의 가계도] 이야기를 해봐야 하려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