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에선 일년에 한 두번씩 졸업생들이 무조건 참여해야 하는 컨퍼런스가 있습니다. 바로 'College fair'라고 각 대학의 리쿠르터 들과 졸업생, 전문가들이 나와서 자신의 대학에 대해 설명하면서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자기 대학에 오라고 연설하는 시간입니다. 모든 대학에서 나오진 않지만, 대부분 이름있는 명문 대학교에서는 항상 참석해서 유능한 학생들을 낚아갑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준비한 에세이와 성적증명서를 제출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평소에 관심있던 대학교의 부스에 가서 졸업생과 리쿠르터들의 설명을 들으며 질문하고 대답하는 형식입니다.
저도 졸업할때즈음,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여러 대학의 졸업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스탠포드, 워싱턴대, 시카고대, 예일대 에 관심이 있어서 거기 리쿠르터와 졸업생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입수한 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라는 심정으로 하버드와 MIT 대학의 부스에 들어갔습니다.
'과연 세계 초일류 대학에선 어떤 인재상을 원할까....
생각보다 너무 적은 숫자의 학생들이 앉아있더군요. 역시 하버드와 MIT는 진입장벽이 어마어마 하구나 생각했습니다.
보통 졸업생들은 학교의 장점 보다는 자신의 입장에서
'왜 자기가 이 학교를 선택했는지'
'졸업하고 나서는 어떤 커리어를 선택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 학교를 들어갈 수 있는지'
솔직하게 얘기해 줍니다. 그리고 끝나면 학생들이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데, 보통 대개는 질문들이 거의 다
'학교에서 입학원서를 볼때 어느걸 중점적으로 보냐'
'고등학교 4년 성적이 이 정도인데 두드려볼 수 있느냐'
이런질문이 거의 다 입니다.
하버드와 MIT 졸업생들의 설명이 끝난 뒤, 아무도 질문을 안하자 제가 손들고 질문 했습니다.
"성적이 좋아야하고, 교내활동이 우수하고, 인성이 바른 사람을 원한다 라는 이런식의 뻔한 대답말고, 니들(졸업생)이 생각하기에 진짜 어떤 사람이 하버드와 MIT를 들어가는 거 같나?"
이렇게 물었습니다.
MIT 졸업생이 먼저 말합니다.
"우리는 TOP을 원한다. 성적도 TOP, 교내활동도 TOP 클래스 수준으로 해야하며, 특히 수학, 과학 항목은 니가 니네 도시에서 1등이어야 할거다"
정확히 제가 생각해왔던 MIT 대학의 모습이었습니다. 세계 최고 공과대학이니까요.
다음 하버드 졸업생의 시간이 왔는데, 이 졸업생이 저한테 좋은 질문이라하며, 대답해주었습니다.
"우리는 미친놈을 원한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 전율을 느꼈고, 한동안 그곳에는 정적만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하버드 재학생이 부연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성적은 안좋아도 된다, 교내활동 안해도 되고, 봉사활동? 필요없다. 니가 어느 한가지에 미쳐있고, 그 미침을 증명할 수 있다면 하버드에 입학 할 수 있다."
이 설명을 듣고, 왜 아직도 세계최고대학이 명실상부 '하버드'인지 깨달았죠.
물론 저는 미친놈이 아니기 때문에, 하버드에는 입학원서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못했습니다)
하버드는 평범하게 그냥 그럭저럭 살아가는 학생을 원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저는 인생의 교훈을 얻었습니다. 내가 단 한번도 무엇인가 한 가지 꿈을 가지고 그 꿈에 매달려본적이 없구나... 한마디로 미친적이 없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