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서부 오레곤주 산악지대에서 폭설에 갇힌 가족을 구하려고 구조를 요청하러 떠났다가 숨진 한국계 제임스 김(35) 씨의 가족 사랑이 미국인의 가슴을 울린 일이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제임스 김 씨는 부인과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오레곤주에서 휴가를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험준한 산악지역에서 폭설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는 구조를 받기 위해 부인과 어린 두 딸을 차에 놔 둔채 무작정 폭설로 뒤덮인 산길로 떠났습니다. 그 후 차에 남아있던 가족은 헬기를 동원한 구조대원들에 의해 구조되었으나 그는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위기에 처한 가족을 구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습니다. 그는 먼저 온갖 어려움을 뚫고 무려 10마일 (16km)이나 걸어갔던 것입니다. 이것은 초인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오직 가족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그의 발걸음을 재촉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발견당시 아주 얇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린 딸들을 위해 자신의 옷을 벗어주고 나왔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차의 타이어로 불을 지펴 가족이 추위를 이기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구조용 불빛으로 사용하게 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지혜와 용기는 결국 자신을 희생하여 가족을 살린 부성애로 꽃 피우게 되었습니다.
지난 IMF 당시 200만 부 이상이 팔린 소설책이 있었습니다. 김정현씨의 ‘아버지’입니다. 거기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나라는 당신을 산업역군이라 치켜세웠습니다. 가정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었지요. 새벽 별 보며 집을 나서 늦은 밤 돌아오는 당신을 떠올리기만 해도 그 고마움에 가슴이 저렸습니다.”
아버지는 한 가정뿐만 아니라 나라의 기둥이요 버팀목이라는 것입니다. 그 아버지의 권위는 가족에 대한 헌신으로 나타납니다. 그 소설 역시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부성애와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소설 속의 아버지처럼 제임스 김씨 역시 아버지의 가족 사랑에 대해 묵묵히 그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오늘도 가족을 살리기 위해 숱한 아버지들이 세상의 험한 광야 가운데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걸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 길이 위험하여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묵묵히 걸어갑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이런 아버지가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