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독학으로 드럼을 익혀서 안 좋은 습관이 굳어져 버렸다는 것도 몰랐다. 그 습관이 특정 테크닉을 구사하는 데 크게 방해된다는 것을 나중에 스스로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주위에 있던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한 또래 뮤지션이 단정적으로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그 나이에 그런 기본 습관을 고치는 건 이미 늦었으니 포기하는 것이 낫다. 그리고 새롭게 뭔가를 익히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니 기존 실력(기술적 테크닉)이나 유지하라고.
틀린 말 같지는 않아서 굳이 그 습관을 고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그 '오랜 경력의 뮤지션'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후,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그런 말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이후 매일 30분 정도만 그 습관을 교정하는 기초 연습을 했다.
물론 빠뜨린 날도 좀 있다. 그리고 실은 고쳐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거의 30여 년 동안 굳어진 잘못된 연주 습관이 쉽게 고쳐질 리가 없다. 역시 6개월 정도가 지나도 고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연습은 또 다른 습관이 되었고 나중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훈련했다.
그러다 1년 반이 지난 오늘, 드디어 확실한 변화가 느껴졌다. 매치드 그립으로 스틱을 잡을 때 거의 사용하지 못했던 왼손 새끼손가락에 적당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굳어진 습관이 비로소 고쳐지기 시작했다. 어제와 완전히 다르다. 드럼도 입시 데생처럼 계단식으로 향상된다. 이 정도면 그동안 구사하지 못했던 테크닉을 시도할 수 있다.
// 덧.
- '단정적 충고' 같은 것은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말아야.
- 지금부터 수학 공부를 시작해서 멋진 수학자가 되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