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택배가 딸 아이 이름으로 도착했다.
보내는 사람 : 안**
주소: 군포
전화번호: 없음
잉? 뭐지? 싶어서 열어봤는데 스케쳐스 트윙클 신발.
걸을 때마다 반짝반짝 불이 나오는 신발인데 요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굉장히 핫하다. 보자마자 우리 딸은 자기 꺼냐며.. 입이 귀에 걸려서는 좋아서 팔딱팔딱..
근데 보낸 사람이 누군지 모르니 일단 신지 말고 기다려보라고 했더니 시무룩하다.
한참을 찾아봐도 정보가 없다.
군포에 사는 지인은 더더욱 없다.
택배사에 전화 해보니 2분 지나서 업무종료.
신겨봤더니 사이즈도 안성맞춤!
딸 신발 사이즈와 우리 집 주소와 내 전화번호를 정확히 알고 있는 안** ??? 이라고 유추를 해보니 군포에 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가씨밖에 없는거다
아무말 없이 보낼리는 없는데..
혹시 모르니 물어봐야지 하고 카톡을 여는 순간.. 아가씨한테 톡이 왔다. 시조카 신발 사면서 같은 사이즈로 같이 하나 사서 보냈다고....이렇게 같이 생각해주니 참 감동이다^^
사실 우리 딸과 시조카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신기하지만 출산 예정일까지 같았다. 결국엔 우리 딸이 딱 20일 먼저 나온 쌍둥이 같은 친구이자 사촌이 되었지..
자주는 못 만나지만 한 번씩 만나면 그렇게도 좋은 5살이다.
암튼... 오늘 아침에 일어나 저 신발을 신겠다는 일념 하나로 본인 혼자 옷도 입고 자기가 고른 분홍 양말을 꾸역꾸역... 신발까지 신고는 먼저 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허허허
컴컴한 지하주차장에서 환하게 나오는 불이 신기하다며 혼자 중얼중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며 얘기했다.
"와... 신발 너무 예뻐서 정말 부럽다"
"내가 엄마도 나랑 똑같은걸로 큰거 사줄게~"
"어떻게???"
"어... 돈 내고 사면 되지~"
"어? 너 돈 있어?"
"아니 없는데... 카드로 돈을 사면되지~"
"읭????"
ㅋㅋㅋㅋ 매일 카드로 계산하는 엄마를 보고 그건 돈이 아닌 줄 아는듯.. 근데 그 발상이 너무 재미있는거다 ㅎㅎㅎ 나도 카드 막 긁어 돈을 불리고 싶네 ㅋㅋㅋ
5살이 되었으니 이제 같이 통장도 만들고 돈을 모아 저금도 하고 물건도 사보면서 경제관념을 키워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