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사람] by 김영하
우리나라에서, 아니 세계적인 작가 중에서도 김영하는 최고로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 중 한 명일거란 생각을,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하게된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재미지게 써내려간다.
표제작인 <오직 두사람>을 포함해서 총 7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집은,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작품들을 발표한 시기를 기준으로 보면, 세월호 사건 전과 후로 나뉜다고 작가는 말했다. 대중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목소리가 대중들의 귀로 전달 될 힘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말을 해야 하고 색깔을 다르게 칠해서 눈에 띄어야 한다. 언젠가 기득권들이 말하던 우매한 대중이 아니라 이제는 전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촛불혁명의 주인들이 아닌가. 그 대중이 알고 세상이 다 아는 진실을 뒤덮고 소수의 왜곡된 본질로 물들이기 전에 대중의 앞에서 소리를 높여야 한다.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많은 작가들이 그러했듯 김영하 작가 또한 세월호 문제에 강하게 반응하며 꾸준히 써오던 칼럼에서 '우리 사회는 이제 세월호 사건이 있던 전과 후로 나눠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편집자에게서 그러한 말을 하는 무슨 근거가 있냐며 그에게 소위 '팩트'를 요구해왔고, 온 국민의 트라우마로 남은 엄청나게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작가적 메타포에 팩트를 요구하는 편집자에게 뜨아해 그 칼럼을 중단했다고도 한다.
"이제 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하게 회복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또한 작가의 말에서 가져왔다. 김영하 작가는 소설가로서의 문학적인 지성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이성과, 한 세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말을 하는 작가라는 것이 최근 방송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국민적'으로 알려진 바도 있다. 언젠가 자신은 죽어 부모로써 아이들을 떠나게 될 것이므로 아이를 가지지 않기로 아내와 합의했다고 했고, 너무 오랫동안 식사를 책임져온 아내에게 이제는 부엌에서 영원히 퇴근시키고 본인이 음식을 한다는 작가. 김영하 작가는 단지 책 속에서만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그만의 이야기를 쓰는, 삶 자체가 소설가인 셈이다. 참 매력있는 작가이고, 사랑스러운 작가이다.
책이야 뭐... 말할 필요도 없다.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진 종합선물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