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사진을 찍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고 보니 잉크를 택배로 받고는 아직 충전하기 전이다. 프린터의 잉크는 바닥에 가까워지는 중인데.. 미안 맘것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싶을 텐데 프린터의 맘이 간당간당했을 것 같다.
내가 쓰는 모델은 L805다. 일반프린터를 무한잉크로 변형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아예 앱손에서 정식으로 무한잉크버전으로 만들어서 내놓은 버전이다. CD커버도 뽑을 수 있고 성능도 좋고 가격도 맘에 드는 녀석.. 어느덧 2~3년 정도 함께 한듯 한데 잘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괜시리 미안해 진다. 괜시리 툭툭 잉크통을 쳐주며 애정을 표현해 본다.
총 6개의 색상이 들어간다. 하나씩 까서 잉크를 해당색의 통에 넣는다. 넣는 사이 혹시나 색이 바뀌면 어쩌지 하면서 조심해서 한번 두번 다시 확인하고 해당 색의 구멍에 잉크를 열어서 까넣는다.
잉크는 종이각으로 커버가 있고 열면 혹시나 잉크가 흐를지 모르니 비닐팩으로 압축포장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장품 처음열면 뚜껑열고 안쪽이 봉해져 있는 것처럼 세지 안토록 막혀 있다. 하나하나 스륵스륵 벗겨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플라스틱 뚜껑 부분은 옆으로 톡 틀어서 뽕하며 따내는 아이스크림처럼 비틀어서 열어 주어야 하는 플라스틱인데 그것까지 마무리로 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프린터 잉크통의 구멍에 플라스틱 잉크병의 머리를 들이 민다. 그리고 플라스틱 잉크병의 몸을 마사지 해준다. 쭉쭉.. 플라스틱병의 몸이 이완되며 잉크를 뱃어넨다. 작은소리로 시원하다며 푸슉푸숙..
눈으로는 잉크통의 게이지를 바라본다. 잉크통에 잉크가 차오른다. 살짝은 출렁거리는 긴장감도 보여주고. 거의 바닥에 가까울 정도로 썻기에 잉크병 하나의 양이 통째로 들어간다. 뭔가 잉크통도 배불러 보이고 나의 마음도 배불러지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6개를 씈씈하고 정리하고 테스트 프린팅을 해본다. 윙윙소리를 내며... 예쁜 컬러를 뱃어낸다.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이미지>
밥먹느라 고생했다 프린터야. 니 배가 뽀동하니 뭔가 나도 기분좋음... ~~~ 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