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내 이웃입니다./cjsdns
사무실 문을 세차게 열고 들어서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사장님 나 좀 도와주세요 한다.
예! 알았습니다. 대답을 하면서 길에서 노상강도라도 만났나 했다.
나가보니 길 가운데 고양이가 차에 치어 죽어있었다.
도와 달라는 것이 차가 연실 다녀 위험하니 고양이 사체를 같이 처리하자는 이야기다.
치어 죽은 정도를 넘어 처참하게 되어있어 보기에도 흉했다.
아이들이나 임신한 사람들이 안 보았으면 하는 흉측한 모습이라 얼른 치워야 했다.
다시 사무실로 급히 돌아와서 장갑을 끼고 나가서 사체를 치웠다.
그런데 그냥 쓰레기 봉지에 막 담아 쓰레기 처리를 하는 게 아니라 이 와중에 어디서 구했는지
신문지를 깔고 형상이 망가진 사체를 최대한 잘 다루며 곱게 싸서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난 그래서 그 사람에 고양이인지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알지도 못하는 고양이가 불쌍하게 차에 치어서 죽으니 그걸 나름 안 된 마음과 흉물스러우니
치우는 것이었으며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생각에 더욱 마음이 불편했나 보다.
갸륵하고 아름답고 고마운 사람이다.
면사무소에 신고해도 빨리 안 나오니 나랑 같이 치우자고 도움을 요청하고 그 일을 했으니
오히려 내가 고마운데 그 사람은 늦은 오후에 고맙다며 커피를 한 박스 사서 들고 왔다.
우리 사무실 근처에서 있은 사건이니 고마웠다는 말은 오히려 내가 해야 하는데
오히려 내가 고맙다는 인사를 들어야 하니 괜스레 미안해졌다.
남자도 아닌 그가 그 흉측한 일을 자청해서 하는 것이니, 훌륭하다 해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이웃으로 두고 있으니 오늘 흉측한 것을 보고 처리를 했어도 가슴이 따듯해진다.
저녁을 먹는 식당에서 휴대폰으로 작성한것을 사무실에서 오탈자 수정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