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 반만에 스티밋에 돌아온 것 같네요. 종종 개인 블로그처럼 이용하려 합니다.
최근 강남에도 '무중력지대'가 생겼습니다.
무중력지대는 서울시 청년기본조례에 근거해 청년의 활동을 지원하고 청년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장함으로써 청년정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입니다.청년을 구속하는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무중력지대'라 이름 붙였습니다.
라는군요. 강남 무중력지대에서 IT에 관련된 행사를 한다기에 궁금해서 한 번 가보았습니다.
[스타트업 어드벤처 시리즈] #02 비전공 vs 전공 개발자로 일한다는 것
노동조합 활동 말고는 개발자 모임 비스무래한 것은 정말 오랫만에 가게되는 거라 요즘 동향은 어떤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 좋은 분 만나뵈면 스카웃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품고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참가자들 대부분이 20대의 취준생, 혹은 이직 희망자들이시더군요. 이런분들과 한 자리에 있다보니 굉장히 뻘쭘한게 '아, 나도 어느새 나이를 먹었구나' 싶더라구요 ㅠㅠ 생각해보니 대학 랩실에 있을 때 부터 치면 어느덧 경력 9년차…
그리고 비전공자 분들이 굉장히 많이 오셨더라고요. 대한민국 취업난, 정말 심각합니다. 사람들이 오죽하면 개발자를 하겠다고ㅠㅠ 그쵸, 개발자 하면 굶어죽진 않죠. 일하다 죽긴 해도.
근데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뭐 물론 IT관련학과 전공자면 분명히 개발하다가 도움될 때가 있습니다만, 전공과 비전공이 본질적인 차이를 만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개발'이란 일이 적성에 맞느냐 안맞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부분이 참 난감한게 적성에 맞는지 안맞는지는 실제 개발을 해봐야 알 수 있는거라, 사실 전공의 어드벤티지도 저기서 갈리는거죠. 학부생 때 개발해보니 이건 나랑 안맞는다를 빨리 알 수 있으니까요;;
일단 개발이 적성에 어느정도 맞는다면, 개인의 습득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경험이 쌓이면서 어느정도는 다들 비슷한 실력을 갖추며 일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개발이란 일을 마냥 '어려운 것'이라 상정하고 열~~심히 공부 먼저 하는 것 보다는, 가능한한 빨리 실제 개발에 맞닥뜨려보고 나와 맞는지 안맞는지를 판단하는게 좋다는 얘깁니다.
좀 *같아도 사수만 붙어준다면 우리모두가 욕하는 *소기업이라도 들어가서 반년에서 1년정도 경험해보는게 제일 확실합니다. 그리고 퇴사할 때 지방노동청에 신고합시다. ^^
그렇다고 공부가 필요없는 건 아닙니다. 새 것 나오면 궁금하고 써보고픈게 당연한 심리 아니겠습니까? 저도 요즘 Vue.js 공부하고 싶은데 영 시간이 안나네요 ㅠㅠ 눈코뜰새없이 일이 몰려듭니다. 여튼 여건이 되는대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건 개발자의 당연한 본능같은 거라고 봅니다.
근데 이거 어디까지나 '여건 될 때'입니다. 회사가 안도와줘도 내가 막 나를 갈아가면서 공부하는 것은, 음 뭐랄까요… 그래요 어차피 우리 모두가 알지 않습니까, 이 회사 계속 다닐거 아니란거. 사장님들, 제품 퀄리티 높이고 싶으면 공정 업그레이드에 투자를 하세요. 이바닥에서 제품 만드는 거 다 수작업 아닙니까? 개발자들 편히 공부할 시간도 주고 교육비도 서포트하고 좀 그러십시오.
여튼 참가자 분들이 다들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 괜히 제가 죄송스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들 적성에 맞는 일, 비용 들이지 않고 어서 찾으셔서 취업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p.s. 행사 진행하면서 깜짝 놀란게 있는데 어느 스타트업에서 만든 '자동 속기'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계시더라고요?!(행사 사진에 보시면 까만 스크린) 아 저거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인데, 어디서 만드셨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데, 속기 업계에서 알면 난리가 날텐데요. 사회적으로 좀 잘 협의해서 ㅠㅠ 저거 정말 너무 필요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