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몹시 특별해서 매순간 즐거워야하고
내 삶은 의미 있어야하고
지금 나는 무엇을 성취하고 있으며
목표는 무엇이고
기타 등등 자아를 억누르는 자아의 무게가 느껴지고,
현실은 왜 시궁창인가 하는 쓸데없는 의문이 밀려올 때
쇼펜하우어가 특효약이다.
그지같은 세상 염세로 가자.
볼테르의 소설 '캉디드'는
쇼펜하우어의 글에는 찾아보기 힘든
희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독자의 낙관주의를 맥없이 무너뜨리는 강력한 메세지를 아주 태연하게 툭툭 던진다. 가볍게 읽다가 쥐덫에 걸린다.
자아의 공기를 빼고 싶을 때 찾아 읽자고 기록해 놨던 소설 캉디드를 소개한다.
Candide; 천진한, 이라는 뜻의 불어란다
엄청난 판타지 소설이자 철학서!
제목만보고 쫌 쫄았는데 생각없이 보면 정말이지 무슨 이런 개막장이 고전에도 있구나 하면서 볼수도 있는 정도. 숨막히는 장면전환에 이게 왜 어째서...라고 의문을 달면 안된다.
이 모든 것은 낙관주의 꺼져 의 결말로 가기위한 한 낱 도움닫이 였을 뿐.
지금은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되지도 않을 긍정과 낙관을 종용하지만 18세기의 계몽주의자 볼테르는 일평생 인간의 오류를 고발하기에 전념했다고 한다ㅋㅋㅋㅋ(네이버인물세계사)
사는것은 이러나저러나 비극이다라는 덤덤한 말은 묘하게 비극의 무게를 낮춰준다.
비관주의 자체 보다는 겉다르고 속다르게 감춰두는 것 보다, 건강하게? 나름 있어보이게 상황의 엿같음을 해소시킬 수 있는 해학이 껴들자리가 있어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낙관주의가 뭐지요?'
카캉보의 물음에 캉디드가 대답했다.
'오! 인간이 불행할 때도 모든 것이 잘 되어 있다고 우기는 일종의 광기라네.'
이 소설의 주제를 가장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문장이 아닌가 싶다. 광기!!
지로플레 수사가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선생, 나는 테아토회 수사들이 모조리 바다에 빠져 물귀신이 되어버렸으면 한답니다. 1백 번도 넘게 수도원에 불을 지르고 회교로 개종하려고 마음먹었답니다.'
수사가 말한 내용이라는게 핵심
말하자면 즐거움을 갖지 았는 즐거움이 있다는 말이죠?
좋아하는 문장이다.
현대인 병에 걸려 시름하던 시절
안즐거운 즐거움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
인간은 근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거나 아니면 권태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살게끔 되어 있다고 마르탱은 특별히 결론지었다. 캉디드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아무것도 확실히 말할 수가 없었다. 팡글로스가 이렇게 고백했다. 정작 자신은 항상 끔찍한 고통을 겪으며 살아왔지만 한번 모든 것이 최선으로 되어간다고 말한 뒤로 그 이론을 계속 주장하고 있을 뿐이며, 실상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이 문장은 스포 수준이므로 읽으실 분들은 스킵하길 바란다.
인간이란 원래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를 좋아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하며 여행중에 본 것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법인지라 이 행복한 두 남자는 더 이상의 행복을 포기하고 왕에게 작별을 고하기로 작정했다.
네 이건 접니다...
인간이 지닌 가장 불행한 성향 중 하나가 이 우스꽝스런 나약함 아닐까요? 늘 집어던지고만 싶은 무거운 짐을 계속 지고 가는 것보다 더한 바보짓이 어디 있겠어요? 자신의 존재를 끔찍해하면서도 그 존재에 집착하는 것보다 더 미련한 짓이 있을까요?
집어던지고만 싶은 무거운 짐은 내려놓자...
인내심이 부족하다 욕먹을지언정
내려놓자
나의 삶의 좌우명?을 대라면 굳이 말할 수 있는 한문장! 현자는 명랑한 법
낄낄
쇼펜하우어의 '행복의 철학'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끝내야겠다.
마음이 명랑하다면, 그처럼 자신이 명랑하게 지내도 좋은지를 굳이 따지려 하지 마라. 말하자면, 자신이 과연 명랑할 이유가 있는지 여러모로 심사숙고하지 말라. 명랑한 마음만큼 확실한 보답을 주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명랑한 마음은 그 자체가 하나의 보답이기 때문이다. 명랑한 마음만큼이나 얼마든지 다른 정신적 자산을 대신하고도 남을 만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