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향기나는 꼬리칸의 모습.
진심 이 후각정보는 영원할 것만 같다ㅋㅋㅋㅋ
약 56칸정도 되려나
1,2등석은 문이 달려있는데 꼬리는 그런거 없어서 56명 공동생활.
근데 기차의 덜컹대는 소리가 워낙 강한 백색 소음이라 누가 코를 골아도 그닥 거슬리지 않았다. (=돈 없는 내가 죄지...)
ㅇㅅㅇ!!
출발 전 둑흔둑흔
마트에서 8일치 먹이를 세 봉다리나 사고
(좀 오바했나? 싶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부족했다고한다-.-)
day1
00:35 정시에 출발
매트리스, 이불, 베개, 커버주고
화장실도 물도 잘나오고 아직은 깨끗하고, 생각보다 좋당! 내 위에 2층에 사람이 없어서 짐도 여기저기다가 다 놓고 짱이다ㅋㅋ
그리고 자리에 돼지코 있다. 감사합니다
내 앞자리 착한 청년이 영어도 쫌 하고 감사 흐흐 그리고 잘생겼..
아이유의 밤편지를 무한반복해서 듣고 있다.
언제든 눈을 감고 가장 먼 곳으로 가요~~~
12시 반쯤 타서 지금은 새벽 1시 반. 졸리긴한데 뭔가 이 설리설리한 기분이 오래 안 갈 것 같은 느낌에 좀 더 즐겨보기로한다.
기차내에서 시간이 7번 바뀐다.
그래서 몇시간 잤는진 모르겠지만
엄청 잘 자고 일어났디!!
*아침 창 밖 풍경, 요때까진 감상에 젖어 창 밖을 보곤 했다 허허
식당칸에서 파는 핵노맛 도시락
거대 바나나ㅋㅋㅋ두 개 붙여놓은 줄
그리고
알아냈다!!!! 이 기차가 왜이렇게 편한가!!
침대칸 기차를 생각하면 인도 기차가 자동연관되기 때문에 기대치가 너무 낮았던 것.
언제 화장실 가는지까지 상세하게 기록해보려고 했는데 아직 창 밖 풍경도 좋고 귀찮기도 하고
세상 정차를 자주해서 인터넷 너무 잘 터진다. 말라위보다 잘 터진다ㅋㅋㅋ세상같은거 더러워 버리려고 했는데 못 버리게 됨
자작나무는 추운 지역에 사시느라 지방층으로 덮여서 흰색이란다.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탈 때 자작자작~소리가 나서 자작나무라나ㅋㅋㅋㅋ
내가 탄 칸엔 예카테린부르크로가는 스키팀 친구들이 초글링처럼 드글드글대고있다.
불쌍하게 생긴 동양녀에게 몹시 관심이 많다.
빵에 쨈 발라주고 초콜렛 가져다 주고
답답할텐데도 참을성있게 번역기 써가면서 대화를 시도한다ㅎㅎ
소비에트연방시절 흑백사진을 보여주는 아저씨가 그 시절 불렀던 군가를 블루투스로 보내줬다. 두 곡이나...
대화 중에서 가장 열변을 토하면서 말한 것이
러시아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 만큼 위험한 데가 아니고, 러시아 사람들 착하다는 것?ㅋㅋㅋ
첫 날은 이렇게 훈훈하게 지나간다.
아직까지도 예뻐보이는 풍경ㅎㅇㅎ
오늘은 옴스크까지 가는가보다. 우리의 스키선수 친구들이 내리고 열차가 엄청 조용해졌다ㅋㅋ 아쉽다 오빠들 안녕 잘생기면 다 오빠지뭐...
침엽수가 가득한 타이가를 지난다.
여기서부터,
행정구역상으로도 시베리아란다.
기념으로 귤은 까먹었다. 쓸데없이 시베리아에서 귤까먹기 꼭 해보고싶었다. 게다가 씨가 많아서 씨 발라먹...
나만 계속여기있고-.-
벌써 내 앞자리는 세 번이나 바뀌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씻고싶은 욕구가 아침부터 들어서 페트병에 물 채워서 머리감았다.
진짜 뿌듯 임파써블이즈나띵
대박 시원
(1등석이 없는 기차라 샤워칸은 없단다ㅜㅠ)
뭔가 이것저것 하면서 벌써 하루가.
졸리면 나도 모르게 잠들고
배고프면 먹고
본성 충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딱히 생산적인 생각을 하고있진 않다.
적당히 책을 읽고
적당히 멍 때리고
어제는 과도한 관심이 피곤해서 일부러 일찍 잤는데 오늘은 머리도 말리고
불꺼지면 창 밖 구경도 하고
늦게 늦게 자야겠다
(낮잠 많이 잤으니깐....)
아침에 일어나서 좀 더 가다보니 노보시비르스크(3,343km)에 도착했다.
나가서 물2L를 사왔다.
(기차에는 뜨물밖에 없다)
여기가 시베리아에서 제일 큰 도시란다.
횡단열차라 그래서 허허벌판만 내리 달리는 줄 알았는데 은근 거대도시를 많이 지난다.
어젯밤에 잠시 왔던 꼬마가 내리고
내가 탄 칸도 가득 가득 찼다ㅎㅎ
정차할 때 후레쉬에어를 기대하고 나가지만
어린이빼고 다 흡연자이신 듯ㅜㅜ
오늘은 유리알유희에 빠져있다.
긴 밤
명랑함이라는 단어에 숨길 수 없는 우울감이 비친다.
3월말은 겨울왕국이었음
담배연기를 마시며 산책하고 복귀ㅜㅜ
큰 역에선 15-30분정도 1시간
작은역에선 1,2분 쉰다 2분이하는 못 내린다
길게 쉬는 역에서 꼭 산책하고와야 흐물거리는 육신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행복은 따뜻한 인간관계와 자율에서 온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하고싶어서 이러고 있으니 통과
따뜻한 인간관계도 말은 안통하지만 계속 뭘 먹여주는 러시아 사람들과 멀리 있을 때 묵상하게 되는 관계들이 있으므로 통과
몹시 행복한걸로ㅅㅇ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