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그렇게 봅니까?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나는 그렇게 여기지 않습니다. 설사 우리에게 돈과 시간이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신 나라를 찾아가거나, 한가롭게 유럽이라도 돌아다니게 될까요? 그럴리가 없다고 봅니다. 아마 저 산을 넘어가는 것조차 하려 들지 않을 겁니다. 아마 평소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할 것입니다.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겠지만, 그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건 기질의 차이예요. 일부러 낯선 곳으로 가서 새로운 것을 찾는 것보다 이 주변에서 예로부터 알고 지내온 사람과 더 깊이 사귀는 쪽을 택하리라는 기분이 들어요. 바로 곁에 있는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니까 말이지요. 'inquisitive'라는 단어를 아십니까?
즉 알고싶어 하고 호기심이 강하다는 뜻인데유럽인들이나 일본인들은 그렇지요. 하지만 우리는 달라요. 세계대전이 일어났을때도 뉴스는 들려왔습니다. 히틀러의 전쟁이라느니, 일본군이 어쨌다느니 하고... 그래도 여기서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어요. 우리는 원래 그런걸 알고싶어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당신 생각은 어때요? 인퀴지티브한것과 그렇지 않은것과 어느쪽이 나을까요?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엽서, 후지와라 아키오
기질의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유전자인가 날씨인가 지리적인 이유인가
내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어쩔 수 없이 이런 기질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별로인 걸 느끼면서도 관성적으로 그렇게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느낀다.
실체가 없는 한국적 기준. 그러나
너무 강력해서 유전자에까지 형질이 있는건 아닐까 싶은 한국적 기준!!!
좋은 집도 없고 좋은 차가 없더라도
미세먼지가 심할 땐 하늘 맑은 곳에서 책이나 읽고
스트레스 받거나 몸이 안좋을 땐 어느 한적한 산중턱에서 구름 흘러가는 거나 보고싶다~
생각하면서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따위 것은 다 현실을 잊은 낭만이 되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런 용기까진 없을 것 같은 너무나 한국적인 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기억해보련다....
조르바는 나의 정신적 롤모델이다.
왜냐!! 쉽게 될 수 없는걸 아니까.
우리네 삶에 복잡스러운 군더더기들을 다 걷어내었을 때에, 태어나서 세상이 아무것도 나에게 요구하지 않을 때, 존재 이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원초적인 모습을 조르바를 통해 상상해보는 즐거움.
세상의 모든 도덕률에서 벗어나서 자유만을 목표로 산다는 것.
로또되면 뭘 할래?
이 질문에 당장에 지금 하는 것들을 때려치우고 나는 세계일주를 간다? 라고 대답한다면? 진짜 가면? 공허함이 하나도 없을까?
뒤쳐진다는 불안감은 없더라도, 완벽한 자유를 느끼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날때부터 주입받은 성취없는 삶은 의미가 없다는 것에 대한 죄의식인 것인가.. 아니면 타고난 본성인가.. 잘 모르겠다. 더 살아보자ㅋ_ㅋ
굴러가는 돌멩이를 보고 감동하는 조르바처럼 어린아이가 세상을 보듯이 아침을 맞는 조르바처럼
복세편살;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사면에서 돌멩이는 다시 생명을 얻습니다.
2.인생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을 몰라요.
3.나는 내 영혼이 그의 영혼과 밀착되어 있어서 어느 한쪽이 죽는데 다른 한쪽에서 몸을 떨어가 고통으로 절규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4.내겐 그리스에 친구가 하나 있소. 내가 죽거든 편지를 좀 써주시어, 최후의 순간까지 정신이 말짱했고, 그 사람을 생각하더라고 전해 주시오. 그리고 나는 무슨 짓을 했건 후회는 않더라고 해주시오.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 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순간에 뭐 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