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ng you - G-dragon(feat. 김윤아)]
김윤아님이 부르는 소절. 참 귀에 딱 꽂히죠? 너무 좋아하는 부분이에요.ㅋ
한번 들으면 계속 따라 부르게 되는 ㅎㅎ
내 맘은 이리 울적한데 말할 사람이 없다~~~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날씨가 또다시 추어지네요. 왜 주말이 되면 추어지는지... 집에서 쉬라는 건가요?ㅎ
얼마전에 더치기구를 구입했습니다.ㅎ
저번 집에서는 집앞 커피숍에 더치커피가 맛있기도 하고 사장님도 너무 좋으셔서 그 곳에서 더치커피 원액을 계속 사다먹었는데 이사 오니 맘에 드는 더치커피 원액을 파는 곳이 없네요. 좀더 비싸기도 하고.ㅋ
사실 왜 병을 가져가도 병 값은 안 빼주는지!!! 이거에 수틀려서.ㅋㅋㅋ
예전에도 더치커피를 직접 뽑아 마셨었는데 물을 한방울씩 떨어뜨려주는 밸브가 고장나서 끝내
이런 트리장식으로 쓰이다가 조그만 방으로 이사가면서 버려졌어요.ㅎㅎㅎㅎ
이사도 했으니 봄이 되면 오픈할 베란다 카페를 위해 새로 구매!!! ㅎㅎ
첫번째 기다림
더치커피를 마실려면 우선 원두를 갈아야겠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자 제일 힘든 시간입니다.ㅋㅋㅋ
핸드밀로 분쇄를 하면 향긋한 커피원두의 향이 올라와서 참 좋지만..
저게 좀 힘이 많이 들거든요.ㅋ 분쇄기를 어디 고정만 해놔도 힘이 좀 덜 들거 같은데 한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돌릴라니..ㅋㅋㅋ 팔이 너무 아파욧!!! 돈 마이 벌면 자동분쇄기부터 사는 걸로...
그래도 첫 더치커피인데 원두는 좀 좋은 걸로 사고 싶어서
에티오피아 아리차로 구매했습니다. 예전에 정말 맛있게 먹은 적이 있어서 아직도 맛있는 커피 하면 바로 떠오르는 원두지요.ㅎ
원두량을 재서(80g) 분쇄기에서 쓱 갈고
더치기구에 담습니다. 그리고 물이 떨어지는 속도를 조절하면 끝!!ㅎㅎㅎ
계속 더치 구매하던 사장님한테 물어보니 원두는 65g에 2초에 한방울씩으로 설정해서 커피 500ml 내리는데 7시간 정도 걸리신다고 하는데..
전 상당히 빨리 내려오네요. 분명 분쇄도 더 가늘게 하고 물방울도 3초에 한번으로 했는데.. 뭐가 문제일까요?ㅎㅎ
하여간 이번에 산 기구는 저 물방울 떨어지는 속도가 상당히 일정하게 나와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예전에 샀던 애는 아무리 맞출라고 해도 금새 물이 안 떨어졌었거든요.ㅋ
자 이제 향긋한 커피향을 맡으면서 기다리면 됩니다.
한 6시간 놔두면 500ml 좀 안되는 더치커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ㅎㅎ
뽑자 마자 마시는 더치커피도 맛있어요 원두 특유의 맛이나 향을 느낄 수 있달까.
오 신선한데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커피맛을 볼 수 있지요.ㅎ
하지만 더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는 한번의 기다림이 더 남았습니다.
이런 병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고 다시 이틀을 기다리면
커피가 숙성이 되면서 커피향도 풍부해지고 뭔가 발란스가 잡힌듯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ㅎ(느낄 수 있습니다 라고 자신있게 말 못하는 이유는 아시죠?ㅠㅠ)
매일 아침과 저녁을 책임져주는 더치커피는 이렇게 두 번의 기다림 끝에 태어난답니다.
이렇게 한번 뽑아 놓으면 며칠은 너끈히 마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마시고 있구요.
밋업에 들고가려고 만들어놓았던 더치들이 밋업 취소로 냉장고에..
한동안은 커피걱정 없겠네요.ㅋㅋㅋ
두 번째 기다림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를 재밌게 봐서 그 안에 요리들을 해먹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한게 위에 양파 그라탕이었는데.. 정작 사람들 대접하는 자리에서 속을 제대로 못 파내서 실패를 하고 말았지요.ㅋ 실패한 양파 그라탕은 콘버터로 변신시켜서 맛있게 먹긴 했지만요.ㅎㅎ
그리고 두 번째로 시도한 요리가 바로 보늬밤(밤조림)이었습니다.
이번에 친구 집들이에 들고갔는데 다들 맛있다고 하더라구요.(맛있다면서 포크가 잘 안 가는 ㅋㅋㅋ)
사실 맛있는 밤에 단짠을 추가하는 거라 맛없기가 힘든데...
제가 온갖 맛있는 거를 섞어서 맛없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지라.ㅋㅋㅋ
그래도 맛있다니까 한 번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뭔가 기분이 다운되고 손에 안 잡히는 날에는 이런 단순 노동이 짱일 때가 있거든요.
보늬밤은 우선 기다림부터 시작합니다.
생밤을 물에 불려야하거든요. ㅎㅎ 껍질을 까기 위해 불리는 건데 미지근한 물에 한 12시간 담궈놓으시면 그나마 잘 까집니다. 따뜻한 물에 몇시간 담궈놓으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전 걍 자기전에 담궈놓고 내일 작업하는 걸로.ㅎ
그럼 물에 불린 밤을 까야겠죠. 밤을 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밤을 까는 게 솔직히 쉽지 않아요.ㅎㅎ
이 요리에 가장 큰 난관이기도 하죠.
처음 이 요리를 할 때에는 조그만 밤이 안에 썩은 부분도 많이 없고 맛도 잘 배어서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다들 큰 밤으로 하시는 지 알겠더군요.ㅋㅋㅋㅋㅋㅋ 껍질 까기가 너무 힘듦.ㅋㅋㅋ
그래서 양도 많이는 못하겠더라구요. 밤 까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손이 아파서.ㅎㅎ
힘든 작업이니만큼 더치커피와 음악이 있어야겠죠.
(타타, 마니님의 컵받침 찬조출연.ㅎㅎ)
그래도 두 번째라고 좀 빨리 까긴했네요.ㅎ 커피를 다 마신 거 보니 그래도 시간은 꽤 흘렀겠죠?ㅋ
밤 깔 때는 첫 째도 둘 째도 손조심. 저같은 칼장인도 다칩니다.ㅎㅎ
보늬밤은 이렇게 껍질을 다 벗기는 게 아니라 겉껍질만 벗기는 거에요. 속껍질은 왠만하면 상하지 않게 조심해서 까야하죠.. 이래서 껍질 까는게 더 힘들어져요.ㅋㅋ 그리고 양 껍질 사이에 있는 솜털도 제거해 주셔야하고 밤 사이에 박혀있는 심지들도 이쑤시개로 꺼내야하죠.
왜 이런 짓까지 해서 이걸 먹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ㅎㅎ 저도 첨에 할 때는 그랬답니다. 근데 뭔가 승부욕? 오기? 같은게 생겨서.ㅋㅋ
처음에 껍질 깔 때 저 위에 것들을 다 제거하고 깔끔하게 하면 좋긴 한데 굳이 다 할 필요는 없어요.
다음 과정들에서 거의 다 제거 되거든요.ㅎ
껍질을 다 깠으면 이젠 기다림의 시간만 남았습니다.ㅎㅎ
우선 저 껍질을 깐 밤을 베이킹 소다 넣은 물에 넣고 하루를 놔둬요.
그럼
이랬던 애들이
이렇게 검붉게 바뀌지요. 속껍질의 떫은 맛을 없애는 과정이라고 해요.ㅎ
하루의 기다림이 지나가면 이제 저 검붉은 베이킹소다물 그대로 약불에서 30분을 끓입니다.
그리고 찬물로 한번 행궈내고 다시 약불에서 30분
또 행궈내고 마지막으로 약불에서 30분. 이렇게 세 번을 끓여줘요
이렇게 끓여주다 보면 밤에 심지들이 알아서 튀어나오고 밤 표면이 먹기 좋게 매끈매끈 해진답니다. 솜털도 손으로 살짝 문지르면 떨어지기도 하고요.ㅎ
근데 세상살이가 다 그렇듯이 여기도 독사같은 놈들이 있어서 안 떨어진 애들은 이쑤시개로 정리해주셔야해요.ㅎㅎ
이 과정이 끝나면 이제 마지막으로 단짠 입히기.ㅎ
설탕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간장과 와인 혹은 럼주를 넣고 10분을 더 끓여주면 됩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에요.ㅎ 사실 이렇게만 해서 먹어도 맛은 있지만
가장 긴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이죠.
이렇게 열탕소독한 저장용기에 닮고 냉장고로 직행~~~~(밤보다 저 글라스락이 더 비싼건 비밀....)
음식에서만큼은 외모지상주의라 못생기고 썩은 부분이 많은 애들은 격리조치했습니다. 전염될 거 같아서ㅋㅋㅋㅋ
이제 할 일은 끝!. 냉장고에 넣고 맛이 들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ㅎ
이번에 집들이에 가져간 보늬밤도 냉장고에서 한달을 보낸 애들이었어요.ㅎ
이 밤들은 내년에나 먹게 되겠네요.
기다려주는 사람 맘을 알테니 맛있게 익어주리라 믿습니다. 전 와인만 준비하면 되겠지요.
내년에 이 보늬밤과 기분 좋은 한잔 포스팅을 할 수 있겠네요.ㅎㅎ
자세한 레시피는 네이X에서 리틀포레스트 밤조림 이나 보늬밤으로 찾아보시면 있어요~~
요리 실력이 별로 여서 그런가 이렇게 기다림이 맛을 주는 음식을 보면 한번 해먹어보고 싶어져요.
제 손이 아니라 시간이 맛있게 만들어주는 음식들.
제주도 갔을 때는 라임청 만들어가서 샹그리아도 만들어 먹었어요.
맛있다며 남기지 않고 마셔준 애들이 어찌나 고맙던지. ㅎㅎㅎ
조만간에 또 이런 기다림의 음식을 만들어 먹게 되면 포스팅할게요~~
청이나 차 혹은 술?ㅋㅋㅋㅋㅋㅋㅋ
날씨가 정말 겨울 같네요.
겨울과 기다림이란 말이 참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눈을 기다리고 날씨가 풀리길 기다리다 봄을 기다리고..
밤이 길어져서 그런가 뭔가를 더 기다리고 있는 거 같은.
어떤 행복을 기다리든 그 기다림이 저한테만 길지 않기를 바라며.ㅎ
스팀잇에 포스팅을 하지 않으셔도 한번씩 들어와서 보팅 해주고 가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끔씩 스팀월드에서 낯익은 아이디가 보이면 그렇게 반갑고 감사할 수가 없네요 ^^
그리움이란 이름과 함께 그 분들의 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 꼭 다시 볼거라 믿으며.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아프시면 안되요!!! 아프시면 밋업도 못한단 말이에요.ㅎㅎㅎ
건강하시구 연말 행복하게 보내고 계시길 빌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