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집 소녀 - 윤종신](좋은 데 산책하면 꼭 들으면서 휘파람 부는 노래입니다.ㅎ)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어제는 삼청동에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ㅎ
봄에는 서울대공원, 가을에는 삼청동가는 청와대길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서울대공원은 경마장을 가더라도 한번씩 가는데..
삼청동은 정말 오랜만이라 블록체인 관련 강연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bramd님도 오시고 영국에서 @asbear님도 오신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마실을 나갔지요.
제주도에 들고갔다가 사진 한장 못 찍은 제 보물 캐논100d와
얼마전 포스팅에서 추천받은 축가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나섰습니다.
서울에도 참 이쁜 곳이 많습니다.
근데 난 이 길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가 싶어서 생각해봤더니..
동물원도 그렇고 여기 정독도서관도 그렇고..
서울에 올라온 첫 해.
암울했던 제 재수시절에 저에게 위안을 줬던 곳이었습니다.
정독도서관은 이렇게 가을에도 이쁘지만 눈이 오면 정말 이쁩니다.
정독도서관은 흰색 건물이라서.. 눈이 쌓여도 튀지 않고
초록색 나무잎에 쌓인 눈과 같이 보면 정말 어울리거든요.
아마 그 눈쌓인 정독도서관의 모습이 처음 왔을 때의 인상인 거 같네요.ㅎ
도착하자마자 생각이 나는 거 보니.
스팀잇에도 정독 도서관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이번 주말 지나면 단풍이 완전히 들어서 참 이쁠 거 같은데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따뜻한 외투에 국화차 같은 거 하나 사서 앉아있으면 기분 참 좋을 거 같네요.
정독 도서관을 나와 인사동으로 가기 위해
덕성여중고 길로 갑니다.
이 길과 헌재 뒷길이 단풍이 들면 참 이쁩니다.
좁은 길에 큰 나무들이 쭈욱 서있거든요.
근데 아직 생각보다 단풍이 많이 지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11월이나 되야하나..흐음..
정독도서관에서 이 길을 따라 내려오면 인사동이 나옵니다.
인사동에 가면 꼭 들리는 쌈지길과 통인가게.
인사동은 너무 많이 변해서 가면 어색해요.. 제가 원했던 분위기도 안나고.
그래도 그냥 아이쇼핑할 겸 이 두 곳은 꼭 갑니다.
한 때 여기서 뭘 많이 샀었는데.ㅋ
이 키보드 앞에 있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오르골도 거기서 산거네요.
오르골이 도자기라 약간 미스매치인 거 같긴 하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오르골은 꼭 갖고 싶어 했었지요.
생각난 김에 음악 한번 틀고(왜 애기씨가 생각이 나는지..)
삼청동으로 가는 길에 쌩뚱맞은 곳에 있지만 언제봐도 좋은 해바라기들도 하나 찍어주고 ㅎ
오늘의 목적지 경복궁 옆 청와대 가는 길로 갑니다.
평일에 차가 이렇게 많은 거 보면 경복궁이 관광지는 맞나보네요.ㅎ
여기저기 한복 입은 분들도 많이 보이고..
차가 좀 빠지면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차가 계속 막혀있..ㅋㅋㅋㅋ
사실 정말 오랜만에 가을에 왔는데 이 길은 살짝 실망했습니다.
인간의 기억은 점점 미화되어서 그런건지..
제 기억에 남은 이미지는
정말 풍성한 잎을 가진 아름드리 단풍들이 거의 빈틈없이 꽉 차있고
차는 많이 없는 한적한 풍경이었는데..
나무에 잎이 많아 떨어져있고.. 풍성했던 줄기들은 가지치기를 당한 상태였습니다.
왜 힘들게 공해에 미세먼지 버텨가면서 아름답게 자란 애들을 잘라대는지..참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이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면 나무가 좀 늘어지더라도 차가 피해갔으면 싶은데..ㅎㅎ
이 청와대 길을 지나면 삼청동길이 나옵니다.
여긴 참 맛집이 많죠.ㅎ
크림 스파게티도 맛있다는 걸 거의 처음 알게된 수와래.
1, 2층 전체를 썼었는데.. 1층은 옷가게가 되어있네요.(삼청동에서 옷가게가 유명한 맛집보다 잘될 줄이야...)
튀김 우동이 너무 맛있었던 조그만 가게는 없어지고...
엄청 유명했던 일식집도 없어지고..
처음으로 접했던 라이브 카페도 없어지고..
건물 좀 이쁘다 했더니 커피빈...(저도 커피빈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굳이 여기서까지 가고 싶진 않은데..ㅎ)
차가 있을 때 한번씩 오곤 했던 케익이 맛있던 커피숍도 없어지고...
좋아했던 곳이 다 변해버려서 살짝 우울해질려는 찰라
오늘 저녁을 먹으려고 했던 다락정은 남아있어서 만세를 불렀습니다.ㅎㅎ
여기 만두전골이 정말 엄청 맛있습니다.ㅎ 6시까지 휴식이라고 하시니..
야외벤치가 있는 삼청동스러운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하면서 스팀잇을 합니다.ㅋㅋㅋ(전 얼어죽을 정도가 되지 않으면 절대 따뜻한 음료를 마시지 않습니다.)
그러다 추어서 안으로 들어간건 안 비밀...
혼자 자취를 오래 하다보면 반찬 맛있는 집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 김치만두전골이야 말할 필요가 없으니..거기에 반찬까지 맛있으면..크으..
강연이 있어서 쏘주 한잔 못한 게 넘 아쉽...ㅠㅠ
우어 다시 생각해도 배부른 느낌이..
전골이랑 반찬 남기는 게 넘 아까워서..싹싹!!(김치전골이라 김치만 살짝 남기고)
대신 밥을 두숟갈밖에 못먹었네요..
흐흐 잘 먹었으니 이제 강연 들으러 가야지요.ㅎ
가는 길에 세상 편해보이는..부러운 놈 하나 담았습니다.ㅎ
갤노트9 사진 좋네요.. 엄청 어두워서 개가 좀 더러운 줄 알았는데..
이리 보니 곱게 키워진 아이네요.ㅋ
강연은 위에 말씀드린 @bramd님과 @asbear님의 강연이었는데
두 분다 넘 멋있으시고 말씀도 정말 차~암 잘 하시더군요.
부러워서 사진은 안 찍었습니다.
@asbear님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고 만나뵙게 되서 좋았습니다~~
휴가 푹 즐기시구 맛있는 거 많이 드시구 가시길!!!!(혹시 이 글을 보실까 하여)
오는 길에 찍은 보름달 사진과 함께
몇시간의 가을 소풍은 끝이 났습니다.
추억이 서려있는 정겨운 거리를 걷는 건 언제나 좋지요.
가득이나 이렇게 날씨 좋은 가을이라면..
기분 좋은 음악들을 들으면서 걷고
눈빛이 머무는 곳은 카메라를 들이대고
생각이 추억에 머무는 동안 잠깐 섰다가
다시 또 다른 기억들을 찾아가는 길이
짧은 여행처럼 느껴지는 소풍이었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단풍이 더 이쁘게 져있을 듯 한데
시간되시는 분은 삼청동 한번 가보시면 좋을 거 같네요 ^^
가시면 꼭 따끈한 만두전골 드셔보시길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p.s 디클릭으로 써도 되고, 트립스팀으로 써도 되고, 테이스팀으로 써도 되겠지만...비지만으로도 벅차여..
언젠가 어디가서 쓰는게 아니라 그냥 한 곳에서 다 될 수 있는 스팀잇이 되길 바라며~~(귀찮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