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또 간만에 포스팅...
포스팅할 거 없으니 별 제목을 다 만들게 되네요.ㅎㅎ
오늘 쓸 이야기는 여행기의 마지막.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에요.
사람 사진을 찍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해서 사람 사진은 없습니다.ㅎㅎ
독일에서 온 세 청년(얼간이?)
40분의 1방에서 두 번째로 만난 사람들이 바로 이 독일에서 온 세 청년이었습니다.
흐음 낭랑 18세였던 애기들이었죠.
지독한 냄새를 풍겼던 프랑스커플이 사라지고 온 아이들이라 아무 이유없이 반갑기도 했지만
상당히 예의 바르고 제 서투른 영어도 잘 받아주던 착한 아이들이었습니다.
독일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안 가는 아이들이 1년동안 일을 하고 1년을 여행다니는 문화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그런 문화가 보편적이다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렇게 여행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이 3명도 1년 빡시게 일을 하고 11월에 태국으로 들어가서 5개월째 여행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말만 들은거니 독일의 학생들이 다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에 굳이 안가도 되는 문화도 부러웠지만 대학에 안가는 아이들이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죠. 집이 마니 잘 사는 거 아니면..
대학에 안가는 아이들은 직업 전선으로 바로 뛰어들거나 군대를 가야하는게 우리나라 현실이니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상당히 친해져서 밥도 같이 먹고 맥주도 사주곤 했는데..
어느 날... 잭 다니엘 위스키를 들고 와서 콜라에 타마시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기념일이라나..
안 그래도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안주를 사다가 같이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애들이 취하기 시작하더니..
클럽에 가자고 합니다. 이 나이에 무슨 클럽.. 깜짝 놀라서 빼다가
꼭 같이 가야한다고 난리를 치기 시작해서 못 이기는 척 따라갔습니다.
사실 외국의 클럽 문화를 보고 싶기도 했어요.ㅋㅋㅋㅋ
근데 후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엄청 큰 음악소리에.. 발 딛을 틈 없는 자리.
학을 때다가 맥주 좀 마시구 나가자고 해서 나왔는데
애들이 나온 이유가 가관.. 발 딛을 틈도 없는 클럽에 사람이 적다고..-- 특히 여자가 적다고.ㅋㅋㅋ
알고 보니 얘들이 클럽에 오는 이유는 단 하나.. 원나잇을 위해..-- 어린놈의 쒜끼들...
그 중 한명은 나오기 전에 여자친구랑 화상통화하더니..에효.ㅋ
다른 클럽 가자고 또 난리쳐서 간 곳은 밤 1시반이 되니 입장금지.ㅋㅋㅋㅋㅋ
호주는 참 술 먹기 힘든 곳이더군요. 나 같은 얼굴도 아이디가 없으면 술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렇게 실패(?)를 맛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 술취한 세 얼간이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ㅋㅋㅋㅋㅋㅋ
역시 영어는 싸우면서 느는 게 짱이라고 시비 붙은 거 말리고 한다고 영어 많이 썼습니다.
다행이 이 세 얼간이 덩치들이 장난 아니어서 싸움이 붙지는 않더군요..
괜찮은 애들이었는데.. 술 먹으면 개가 될 줄이야..
정이 훅 떨어져서 다다음날 아침에 바로 40분의 1방을 탈출했습니다.ㅋㅋㅋㅋ
사진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신 노신사분
달링 하버에서 사진 찍으면서 말을 걸었던 노신사분이었는데 정말 따뜻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분, 뭘 물어봐도 다 친절하게 말해주실 거 같은 분.
나는 갑작스레 다가와서 말을 건네는 사람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대답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것저것 설명도 많이 해주시고, 서로 이것저것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이 분도 소니 카메라만 쓰시다가 니콘으로 바꾼지 얼마 안되셨다고 이것저것 물어보셨는데
전 캐논밖에 몰라서 아무 대답도 못해드렸지만.. 그냥 허허 웃으시면서 오히려 내가 어색하지 않게 말을 걸어주시곤 했습니다.
사람을 대해는 태도, 마음가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분입니다.
너무 감사해서 맥주 한 병 사드리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네요.
네덜란드에서 오셨던 그 분. 행복한 추억 만들어 주셔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아름다운 예술가
포스팅에 올렸던 Vine Valley Inn의 주인이셨던 예술가 분.
호주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이야기한 분이 이 분이셨습니다.
두 번째로 찾아간 덕에 그 분도 저를 좋아해주셨지만 저두 이 분이 너무 좋아서 막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시간을 뺏었거든요.ㅎ
예술하는 사람들은 돈을 못 번다며 약간 속상해하셨지만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셨습니다.
집에 모아놓은 작품들을 하나씩 설명해주셨어요.
어디서 산거며, 누가 만든거라고, 어떤 거는 이렇게 만들면 된다고 설명도 해주시고.
한번씩 부인분과 여행하시면서 모으신다고 말씀하시면서 참 행복해 하셨습니다.
이 작품을 살 때 무슨 일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말투에서조차 행복해하시는 게 보였거든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네요.
조그만 거 하나를 사더라도 거기에 좋은 사연이 있다면 그게 바로 미소짓게 하는 추억이 된다는 걸.
멜번 숙소에서 만난 전직 은행원
시드니 40분의 1방과 비슷한 멜번 숙소에서 다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 한명이 상당히 특이한 사람이었어요. 프랑스인이었는데 프랑스 은행에서 꽤 높은 연봉을 받고 일하다가 여자친구가 호주로 오는 바람에 다 버리고 호주로 와서 도로정비하는 막일을 하고 있는.
낭만도 좋지만 이건 또 뭔 미친 놈인가 했는데,
그냥 떠나고 싶었는데 구실이 생겼고 그래서 떠났다는 정말 간단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영어가 안되서 막일 밖에 못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고 말하던.
후회된 적 없냐고 물어봤더니 여기와서 여자친구랑도 헤어졌는데 후회는 전혀 없다고 하더군요.
돈 벌어서 태국 갈거라고. 언제 고국으로 돌아갈지는 모른다고.ㅎㅎ
이렇게 막 사는 인생이 딱히 좋아보이진 않았지만.. 뭔가 부러운? 뭔가 진거 같은?
이렇게 사는 것도 자신을 믿어야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ㅎ
이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호주에서 2번째로 클럽에 갔습니다.
시비거는 거 빼면 내용은 비슷합니다.ㅋㅋㅋㅋㅋ (어린 놈의 쒜끼들...)
저한테 꼭 같이 가야한다고 난리쳤던 이유도 같은 숙소에 있었던 대만 여자애들이 날 더 편해해서 였지요...
어린 놈의 쒜끼들한테 이용이나 당하고..흑흑흑
멋진 노부부분과 미안한 아이
여행기의 마지막 사진을 장식했던 두 노부부분.
차로 호주 전국일주를 하시던 분들이셨어요. 호주는 연금이 잘 되있어서 이렇게 노년에 같이 여행하시는 부부분들이 많다고 가이드가 말해줬었는데.. 딱 그런 케이스셨어요.
손 잡고 가시는 뒷모습을 찍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얼릉 따라갔더니
가까이 가자마자 멈추라고 다급히 손짓을 하셨습니다.
봤더니 노부부분 앞에 상당히 큰 뱀이 한마리! (아 사진을 못찍었어! 전 뱀 좋아하는데..ㅠㅠ)
하여간 그렇게 같이 걷게 되었고 호주 서부에서부터 여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영어가 짧은 걸 아셨는지 참 천천히 또박또박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안 그래두 뒷모습으로 감동을 주셨는데 여기서 또 한번 감동 ㅠㅠ
주차장까지 걸으면서 남은 여행 잘 하시구 건강하시라구 말씀 드리고 헤어졌는데
아주 멋진 클래식카를 몰고 등장하신..ㅎ 외관만 저렇고 안에는 완전 쌔걸로 고치셨더라구요. 멋짐 폭발!!! 정말 멋지게 사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부부셨습니다.
뭐라고 말씀하신 걸 바로 못 알아들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맘에 들면 사진 찍으라는 거 였습니다.
아 알아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차 내부도 정말 멋있었는데..ㅎㅎ
주차장에 와서 한국 분들 모여있는 곳에서 오다가 뱀 봤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초딩정도로 되 보이는 아이가 바로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뱀 나온다고 해서 그레이트 오션로드까지 와서 해변으로 안 가고 있었던 아이였어요.
아고 그 어머님에게 어찌나 죄송하던지.. '여기 오지 말자고 했잖아' 하면서 대성통곡을 해서..
아마 그 아이는 다신 안오겠죠?ㅠㅠ
살아생전 첨 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많이 말을 걸었던 적이 없었던 거 같네요.
이제까지는 그냥 모르는 사람이 이야기를 걸면 불편해하고 싫어할 거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했던 거 같아요.
왠지 이야기를 거는 것만으로도 신세를 지는 거 같고.
물론 몇번이고 무시도 당하고 아무 의미 없는 대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위에 사람들처럼 많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었고요.
영어를 늘려보겠다고 시작한 거였지만 나중에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좋더라구요.
여행에서 만나서 다른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그렇게 좋은 건지 몰랐었던 거 같아요.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도 느끼게 되고.ㅎㅎ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제 멋진 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이렇게 호주 여행기는 끝~~~~~
글 쓰고 시원섭섭하긴 첨인거 같네요.ㅎㅎ
왠지 포스팅을 위해서도 얼릉 다시 여행을 가야할 거 같은.ㅋㅋ
오늘은 글 쓰고 또 훅 사라질 거지만.. 내일 꼭 찾아뵐게요~~
뜸하게 찾아뵈서 항상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내일 휴일 잘 보내시구 좋은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