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뜸상
꿈꾸는 일을 버린 지 오래이려니, @kittypunk님의 글
버금상
[영화] 마음이 꽉 찬 어른이 될 걸음 - 소공녀, @hyunyoa님의 글
【낭만에 대하여】 나의 낭만 역사, @dozam님의 글
모든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han-q님의 글
그 겨울, 누하동, @roundyround님의 글
인연의 무게 6 - 낭만에 대하여, @sadmt님의 글
[낭만에 대하여] 구름 위 무중력 해변에서, @syxtcz2님의 글
궤도에 남기는 편지, @thewriting님의 글
수상작들입니다. 이 글들은 심사위원들의 취향을 저격한 글일 뿐, 출품작의 우열을 상징하는 목록이 아닙니다. 행여 시간이 되신다면 수상작 이외에도 많은 출품작을 읽어 보시고 본인의 취향에 맞는 작가님과 교분 맺기를 추천 드립니다.
상금 송금 내역입니다.

공모전을 마무리하며
공모전을 연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필류 글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한 대회임은 자명합니다. 현재 스팀잇은 아무 말이나 부담없이 늘어 놓기에 좋은 SNS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각 잡고 쓴 글들만 전시해야 하는 플랫폼도 아닙니다. 지금 스팀잇의 포지션은 기존의 것들과 비교하면 애매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있던 것들과 겹치지 않아 특별합니다.
저는 스팀잇이 큰 돈이 될 거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스팀이 오르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절대 아닙니다.) 그건 현재의 가상화폐 시세를 반영한 판단일 수도 있고 제가 많은 양의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간절함과 기대가 적어서 내뱉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마 언젠가 스팀이 크게 오르면 2018년 3월에 스팀잇을 시작한 일, 스팀과 스팀달러라는 가상화폐를 알고 있어서 약간이라도 사서 보유하고 있었던 일을 기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스티미언을 생업으로 하기에는 불안하고 불안정합니다. 그렇기에 스팀잇이 나에게 경제력 그 자체가 되어줄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어떤 스타트업들을 만들어 내고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들어오게 될지는 기대합니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실현에 있어 주역이 되고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저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고 여전히 창업의 꿈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말로만 듣는 블록체인 기술 중 내가 직접 체험해 본 이 '스팀잇'이 어떤 것들을 파생할지, 스팀잇과 위상을 나란히 하는 흥미롭고 신기한 써드파티들이 무엇이 더 생길지 궁금합니다. 아마 이러한 발전은 스팀잇과 스팀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 주는 동력이 되겠죠.
스팀잇과 관련한 많은 기술적 활용이 생겨나는 것도, 스팀과 스달이 실물 경제에 스며드는 것도, 스팀 가격이 떡상하는 것도, 스팀잇 유저가 천만이 되는 것도 다 좋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저에게 중요한 건 '글쓰기' 그 자체입니다. 아마 저같은 사람들이 스팀잇을 많이 찾을 듯 합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글을 써서 보상을 준다고 하니 얼마나 판타스틱합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오래 버티지 못 합니다. 스팀잇에서 거론되는 모든 문제들을 차치하고 순수하게 글쓰기 하나만을 놓고 고민하고 버티려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참신한 소재와 유익한 정보 등이 없는 글은 높은 액수의 보팅을 받을 수 없고 아무리 높은 액수의 보팅을 원하지 않는 유저라고 할지라도, 계속 되는 낮은 보상에는 자신감을 잃게 되고 자신의 글의 의미와 가치를 확신할 수 없게 됩니다. 저는 운이 좋아 매 번 좋은 액수를 받지만 가끔은 제 글의 가치이기보다 제가 맺은 인연의 가치인 듯한 생각도 듭니다. 모두들 스팀잇을 하고 바라보는 관점은 제각각입니다. 저는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습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글쓰기이고 비범하지 않은 분들도 이 곳에서 오래 글을 쓸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능력이 허락하는 한 공모전을 꾸준히 열어 볼 생각입니다. 매 번 얼만큼의 상금을 걸 수 있을지, 간격은 얼마나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내 글의 가격에 실망하는 분들에게 '가격과 가치가 늘 같지 않음'을 알리고 싶은 것이 제 공모전 주최의 기본 철학이자 동기입니다.
저에게 탈중앙화는 개개인이 모두, 각기 축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그 무언가입니다. 오래 고민해 왔지만 제 정체성은 글쓰기 그 자체입니다. 매 번 소재가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어도 저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부족한 식견때문에 전문성은 떨어지고 사회적 직위가 없어 권위도 부족하지만 제가 이해한 스팀잇에서 제 나름의 역할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스팀잇을 사랑하고 각 분야에서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한 방법들을 수행하십니다. 그래서 우울하다가도 스팀잇의 에너지에서 긍정의 힘을 얻곤 합니다.
공모전 하나 마무리하면서 잡설이 길었습니다. 출품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수상하지 못 한 분들께 깊은 미안함과 민망함을 느낍니다. 저와 @peterchung, @bookkeeper 님은 잘쓴 글을 뽑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 깊이 들어온 글을 선정 했습니다. 다분히 개인들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대회 결과가 아쉬운 분들도 너그러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출품작을 읽으며 '나만의 낭만'을 떠올려 보시면 제가 더 바랄 것이 없을 듯 합니다. 한여름 밤의 도라지 위스키, 글쓰기 공모전 게시판 그 간 주신 응원과 격려 감사합니다.
ps. 주제 넘는 일을 벌인 저를 도와주시느라 @peterchung님과 @bookkeeper님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 또 일을 벌이면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