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미투운동...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미투 운동과 관련된 글들을 보면서 이 운동이 학교문화와 그 구성원들에도 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미투운동은 학교에서도 일어났었다. 다만 시기가 맞지 않아서 큰 이슈가 되지 못했을 뿐. 2016년 서문여중고, 예일디자인고, 2017년 경기 안양예고등이 그 예이다. 학교에서도 권력관계는 존재한다...
수업 내용을 쉽게 가르친다는 명목하게 선생님이 수업 중에 음담패설을 하고, 색드립을 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고, 생활지도를 핑계로 치마가 짧다며 툭툭 건들거나 속옷 색깔을 지적하곤 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10대 학생들의 피해 외침이 학교 문화를 바꾸는 미투 운동으로 번지지 못했었다. 그저... 일부 일탈 교사들이 저지른 예외적인 일이었다며 이슈를 마무리하기 급급했다. 오히려 학생들이 믿을 수 없는 말을 한다며 잘못이 학생들에게 있다는 듯한 댓글을 봤던 기억도 난다.
왜 10대 학생들의 학교 미투 운동은 그저 학교의 문제로만 남아서 묻히고 만걸까? 특히나 안양예고 학생들은 교사의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한 제보글을 모아서 '여기'라는 책도 펴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의 성추행 범죄는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경징계로 마무리가 되었다. (허위사실 유포라며 그 책들이 폐기된건 안비밀)
현장에서 몇몇 소수의 나이가 지긋하신 교사들의 언행이나 생각들을 보면 아직도 구시대적 생각과 언행을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저사람이 교사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성희롱 및 성추행에 대한 관념이 전혀 없다.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한 학생들의 진술이 형사처벌에 대한 진술로 인정되는게 어렵기때문일까?
교사의 권위가 예전같지 않다고 한들 아직도 벌점을 부여하고 생활기록부를 감투삼아 권력을 휘두르는 몇몇 사람들이 존재한다. 만일 학교 내에서 권력에 의해 성추행이나 성희롱 사건에 의한 문제가 생긴다면... 이제는 정말 적극적인 행동을 학생들과 함께 보여주고 싶다.
권력 관계는 교사와 교사간에도 존재한다. 일반 교사와 경력교사 혹은 교감, 교장 간의 관계에서도 권력관계가 존재한다. 이 사이에도 성추행과 성희롱은 존재한다.
전체 교사가 회식을 한 후 2차로 노래방을 갔었다. 그 자리에서 거하게 취한 고경력의 무서운 교사가 신규교사의 손을 잡고 옆에 앉으라며 성희롱을 하는 것을 목격한 일이 있었다. 그 당시 신규교사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나 또한 비겁하게도 아무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저 시간이 흐른뒤 그 일에 대해서 우리끼리 욕했을 뿐이다.
학교 내에서도 미투운동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몇 몇... 권력이 있는 척하는 사람들이... 약간의 수직적 관계를 이용하여 성희롱 및 성추행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버젓이 저지르고 있기때문이다.
나는 미투운동이 남혐이나 여혐, 페미니즘이나 반페미니즘과 같은 대립적 상황으로 왜곡되지 않고... 온 사회에 당연하게 퍼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좀 더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