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물 쉽게 설명해주는 대학원생입니다. 지방세포 시리즈를 홍보하려고 쓴 포스팅이 더 인기가 많은걸 보고 생물덕후가 아닌 일반인들은 이런걸 더 재밌어하겠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이런 내용을 자주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리즈도 읽어주세요... 재밌게 써볼게요...
대사(Metabolism): 알코올 대사, 지방 대사라는 말을 썼는데요 대사라는건 분해, 합성 전부 총칭하는 말입니다. 여기선 주로 분해에 대한 개념으로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술
술마시면 왜 살이 찌는가
어제 포스팅에서 술은 칼로리가 높지만 흡수가 되지않으니 술 자체는 잘못이 없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럼 누가 잘못했을까요? 대부분 댓글에서 말씀해주셨듯이 안주의 잘못이긴 합니다. 그런데 사실 술의 잘못이 없는건 아니에요. 왜 그런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밑의 알코올 대사과정을 살짝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중간과정은 생략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면 결국 아세틸 CoA(Acetyl CoA)라는 녀석이 나옵니다. 이 녀석은 탄수화물, 지방을 분해할 때도 나오는 녀석으로 다시 1)지방산합성에 쓰이거나 2)에너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포스팅에 말씀드렸던것처럼 알코올을 분해해서 나온 아세틸CoA는 우리몸에 다시 쓰이는 비율은 5%도 되지않습니다. 거의 영향이 없는 셈이지요.
알코올대사로 나온 아세틸CoA와 지방분해시 나온 아세틸CoA를 우리몸이 어떻게 구분하는지, 왜 알코올분해시 나온 아세틸CoA는 흡수량이 낮은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알코올을 분해하거나 지방을 분해했을때 똑같이 아세틸CoA가 나온다는것이죠. 아마 우리몸이 특정물질이 많아지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럴거라 생각되고 있는데 우리 몸이 알코올을 분해해서 아세틸CoA가 많이 생성이 되면 지방분해를 그만큼 하지않습니다.(알코올대사와 지방대사 둘다 해버리면 아세틸CoA가 너무 많아지겠죠?)

그럼 결국 안주를 먹으면 안주에 있는 칼로리를 태워야되는데 술과 함께 먹으면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안주에 있는 지방은 태우질않고 몸에 차곡차곡 보관합니다. 결국 살이 찌는건 술과 안주의 완벽한 콜라보레이션... 사실 위의 내용을 생명과학과에서 배우진않습니다. 식품영양과에서는 배우겠지요. 그냥 제가 술을 좋아해서 궁금해서 공부해본 내용입니다. 최근 나온 술과 비만에 대한 연구논문에서는 술을 마셨을때 다음날 허기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양이 증가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술마시고난 다음에 또다시 영양소 섭취가 유도되는거죠. 결론은 잘못은 우리가 했습니다. 술마실때 안주 좀 덜 먹고! 다음날 좀 덜 먹으면! 우리의 술은 잘못이 없는거 아닙니까!
매일 욕먹는 술을 변명해주기 위해 이 포스팅을 작성했습니다. 이 포스팅의 보상은 술에게 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