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대 사진 출처 : 상주시청 홈페이지)
여러분은 추석 명절을 ‘즐겁게 보내 위한’,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사실 명절이란 말이 그렇지, 적지 않는 며느리들한테는 고역이 되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형제들 사이도 날카로워지더군요.
저희 형제들은 이런저런 갈등을 겪으면서, 시간을 두고 문화를 조금씩 바꾸어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어머님의 이해와 협조가 절대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비록 가방끈은 짧지만 시대 흐름을 많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시월드’에 대해 며느리들이 불편해한다는 걸 잘 이해하는 편이거든요.
지난 10년이란 큰 흐름에서 보자면 그때 견주어 제사를 아주 간략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음식도 간단히 하고, 제사 지내는 시간도 대폭 줄였습니다. 이마저도 점차 더 줄여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설거지나 제사 뒷정리도 남정네들이 적극 협조하는 쪽으로 바꾸어 가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남자 가운데 저 혼자 설거지를 하다가 이제는 동생도 함께 할 정도로 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가부장적인 문화를 바꾸어가는 데 큰 몫을 합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는 소극적인 문화라 하겠습니다. 즉 불만이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명절. 가능하면 여기에서도 한발 더 나아가는 게 좋을 거 같더군요. 삶이 점점 전문화 되고 파편화되다보니 형제는 물론 사촌이나 조카들하고 관계가 데면데면 합니다. 때로는 관습의 차이로 차라리 남보다 못한 관계로 바뀔 수도 있거든요. 소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동생네 식구들이랑 스포츠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몸으로 즐기는 스포츠는 사람 사이를 편하게 묶어주잖아요. 고향 가는 길목인 상주 경천대에 들려서 카누를 타기로 했습니다. 물론 사전에 어머니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저희 좀 놀다 가도 될까요?”
“제사 준비는 웬만큼 되었으니 재미나게 놀다 와라.”
어머니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며느리 처지에서는 시댁이 부담됩니다. 시댁 가기 전에 경천대에서 한 두 시간, 즐겁게 놀다가 들어갈까 합니다.
상주 경천대는 낙동강을 끼고 있어 경치도 좋지만 명절 때는 카누를 운영합니다. 값도 싼 편입니다. 참고로 카누 운영 여부는 지역마다 다른데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카누를 타본 적이 있나요? 요령이 간단합니다. 경천대 앞을 흐르는 물은 물살도 완만하여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한 5분 정도 안내를 받으면 누구나 탈 수 있습니다. 혼자 타도 되고, 둘이 타도 되며, 여럿이도 탈 수 있게 다양합니다.
경천대 강 둘레에는 절벽이 많은 데 카누를 타고 그곳으로 접근을 해보면 절벽 모습과 그곳에서 자라는 나무나 풀들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가 많이 와, 낙동강 강폭에 제법 넓은 데 반대편까지 카누로 가는 것도 생각보다 금방입니다. 시간이 좀 넉넉하다면 경천대 일대를 산책하듯 다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드라마 "상도" 촬영 세트장도 카누 운영장 바로 위에 있습니다.
이제는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이 아닙니다. 가장 좋은 제사는 남은 후손들이 오순도순 잘 사는 게 아닐까요? 모두가 기다려지는 명절, 서로가 보고픈 명절 문화를 함께 가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