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惑(불혹), 더 이상 세상일에 미혹하지 않는 나이 (도 이미 한참을 지나서) 플레이스테이션4를 구입하는 정도야 뭐가 대수 겠습니까?
나의 3번째 플레이스테이션
https://steemit.com/kr/@minsmoke/3
이 땅에 가장인 남자도 자신의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그 시간을 전 좀 많이 즐기고 있기는 합니다만) 한다는 당위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저 뽀얀 플레이스테이션이 말이죠.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었던 이유는 사실 플레이스테이션 택배 바로 직전에 이 택배가 먼저 도착했기 때문이죠.
국내 쇼핑몰에서 주문했지만 개인관세번호를 물었을 때 왜 가격이 이토록 저렴했는지 그리고 내가 이 딜을 잊게 될거라는 걸 어렴풋 느꼈습니다. 발신은 가깝지만 배송시간은 먼 중국입니다.
3D 프린터 입니다. 3단으로 정리된 이것들을 다시 정리하면 3D 프린터가 됩니다. 장난감의 끝판왕이죠.
설명서 조차 SD 카드에 PDF파일로 넣을 정도로 저가를 고민한 흔적이 보이고 그 흔적이 많을수록 의심의 깊이를 더해 갑니다. 일단 내장만 연결해서 돌아 가는지 확인합니다.
두꺼운 아크릴은 보호 시트가 덮여 있는데 제거가 상당히 귀찮습니다. 그냥 만들어도 문제 없을 듯하지만 저렴한 물건일수록 정성이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거죠.
홈에 넣은 너트를 볼트로 고정하는 구조입니다. 흔들리면 그 만큼 출력 품질이 떨어지니까
볼트 접착제를 바릅니다. (이렇게 많이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 나사산에 고일 정도면 충분합니다.)
설명서처럼 딱 들어맞는 꼼꼼함은 저 가격에는 무리였는지 구멍이 큰 스크류는 테프론 테이프를 더하기도 하고 (심지어 설명서도 조금 다릅니다.)
어떻게든 서서히 그 태가 3D 프린터에 가까워 갑니다.
베드는 히터까지 품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ABS 필라멘트를 녹여버릴 기세입니다.
아두이노를 두뇌로 전선을 빠짐없이 연결하면
당당히 3D 프린터가 완성됩니다.
왜인지 부품이 많이 남아 버렸지만
일단 완성된 3D프린터 앞에 가족의 한마디 품평이 이어집니다.
“뭐가 이렇게 못 생겼어!!!”
“이런것까지 집에 있어야 하는 거야?”
“이 게임기는 뭐고 이건 또 뭐야?”
3D 프린터는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