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를 바꾸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평소에 쓰는 문체가 더 손에 익어서요 ㅎㅎ
길거리를 걷다가 맘에 드는 이성이 스쳐 지나가면 걸음은 걷고 있지만 눈길이 획 돌아가는 경험은 누구나 했을 것이다
어느 때와 같이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는 도중 어느 포스팅을 보던 중
눈 걸음은 막힘없이 움직였지만 내 뇌리는 한 단어에 고정되었었다
'유자우동'
그래서 가보기로 했다
상호명 : 가타쯔무리우동
주 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명지대길 72
영업시간 : 11:00 - 14:30
영업스케줄 외 정보 : http://facebook.com/katatsumuriudong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남들은 있는 인테리어 없는 인테리어 돈 들여가며 하드포크 한다고 난린데
여긴 그딴 거 없다
횡보밖에 모르는 저 문짝!
가게의 내외를 주인장의 "내 인생에 하드포크는 엄서~"신념으로 발라놓았구나 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과연 그 신념은 귀찮음이었을까?
아니다
때로는 때려라! 죽여라! 부셔라! 하고 울려대는 메탈음악보다
고요함 속에서 울리는 시게 초침 소리가 더 크게 들리듯이
까딱 잘못하면 낡은 건물에 황량함과 궁핍함이 거들어줄 수 있는 미니멀한 인테리어 스타일이 주인장의 미적 센스로 모자라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게 밸런싱을 유지했고
영업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반까지인 영업 특성을 살린 실내조명 없는 자연광으로 인테리어를 마무리하는 걸 보면
주인장의 포스가 심상치 않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또 하나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업체에게 맡겨서 뽑아낸 인테리어가 아닐까?'
그런 의문을 불식시켜준 것은 다름 아닌 메뉴판에 적힌 문구였다
'기온과 습도에 따라 밀가루와 물, 소금의 배합이 조금씩 달라 항상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원칙에 충실한 맛으로 기교를 부리지 않습니다.'
음식 또한 창작이기 때문에
음식을 만드는 주인의 철학이 인테리어의 컨셉과 동일함을 느꼈고
음식에 대해 기대가 배가되기 시작했다
각 메뉴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소스들
유자우동+면추가+아지다마고+시오다래돼지
진정한 면덕후는 못 먹어도 면 추가
"유자우동 처음이신가요?"
직원 언니가 음식을 건네며 나에게 물어봤다
"이 가게가 처음이에요"
직원 언니는 유자즙을 손수 뿌려준 후
유자우동용 간장소스를 뿌려줬다
어디...
오!이!시!
밸런스가 너무 좋다!
씹을수록 쫀쫀하게 썰어지는 면발의 탱탱한 식감과
적당히 짭조름한 간장소스와 새콤상콤한 유자즙이 담백한 면발과 어우러졌고
향긋한 유자 향은 다 먹고 난 다음에도 콧속을 간질여주었다
마치 과즙을 가득 머금은 탱글탱글한 포도알을 씹는 것 같았다
이 느낌은 마치
추운 겨울에 움츠러들고 굳은 몸 구석구석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봄을 위한 음식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였다
이렇게
끝까지 즐겼으면 좋았겠지만
"싱거운 인생! 음식이라도 자극적으로!" 가 신념인 나는
'유자즙과 소스를 더 넣으면 맛있겠지? ㅎ헤헤헷'
라는 생각을 했고
유자즙과 간장소스를 조금 더 추가해봤다
내 과거에게 명존세를 날리고 싶었다
맛의 밸런스가 다 무너졌다
역시 모든건 밸런스가 중요하다
처음 오시는 분들은 유자우동을 시키면 무조건 모른다고 하고 대신 뿌려달라고 하는 걸 추천
시오다래돼지는 전형적인 일본식 돼지고기 요리 맛이었고
아지다마고는 의외의 복병이었다 정말 맛있다
유자우동 강추 아지다마고 강추
이상
봄에 오면 환상적인 맛을 느낄 것 같은 가타쯔무리 우동집이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