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동생과 간 인사동에서 작가들의 생활자기 상점에 들렀다.
눈이 휘둥그레 돌아가는 다기와 밥공기를 보다가 벽 한쪽에 나를 반기는 '파랑 사과를 지키는 퉤낑이'를 봤다. 허허실실 웃고 있지만 쉽사리 사과를 내어 줄 것 같지가 않다.

퉤낑이를 살펴보니 야무진 눈매에 꽉 다문 입술 그리고 몸에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상처도 있다. 아니 의복의 문양인가? 여튼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하는 퉤낑이다.
어라...이 퉤낑이, 술 한잔 거하게 걸치고 시치미 뚝 떼고 앉아있네!
표정을 보니 누군가 기다리는 것이 틀림없다.
파랑 사과를 지키며 분명 누군가를 기다린다.
왜냐하면, 눈과 입이 살짝 설레게 웃고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