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녹색 피를 가장 먼저 접하는건 영화 에일리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에일리언의 피 색은 각양각색이긴 하지만 그중에 녹색 피도 존재하죠. 에일리언같은 SF의 외계인이 아니더라도 판타지물등에서도 녹색 피를 볼 수 있는데 대개는 괴물들이 녹색 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상에 일반적인 붉은색 피가 아닌 녹색 피를 보여줌으로서 그들이 일반적인 생물이 아닌 특별한 괴물임을 나타내는 요소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지구상에도 드물게 붉은색 피를 가지지 않은 생물들이 있으며 그중에는 괴물의 상징 같았던 녹색 피를 가진 생물도 있습니다. 그런 생물이 바로 Prasinohaema라는 이름으로 분류된 도마뱀들입니다. 이 도마뱀들은 뉴기니 섬과 솔로몬 제도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이 도마뱀들의 가장 큰 특징은 피가 녹색인것입니다. 이들의 피에도 헤모글로빈이 있음에도 피가 녹색으로 보이는것은 그보다 더 많은 담록소(Biliverdin)가 있기때문입니다. 담록소는 주로 초식동물의 담즙에 포함된 색소인데요 이름처럼 녹색을 띄고 있습니다. 이 도마뱀들은 담록소가 피에도 굉장히 많아서 녹색 피를 띄고 있는것이죠. 그런데 담록소가 많으면 또 문제를 일으키는데 담록소의 수치가 높으면 황달을 일으킵니다. 그런데도 황달을 일으키지 않고 살아가고 있죠. 이에 의문을 느낀 과학자들이 조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 도마뱀들도 원래는 일반적인 동물처럼 붉은색 피를 가지고 있었지만 진화의 결과 녹색으로 바뀌었다는것을 알아냈습니다. 왜 굳이 독성을 가진 피를 가지게 진화했을까요? 일반적인 진화 관점인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다지 상관없는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녹색 피를 가진것과 무관하게 포식자들은 사냥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좀더 작은, 말라리아 같은 질병에 대한 저항성 때문에 진화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혈액에서 병원균의 활동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혈액으로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면 과거 이 지역 도마뱀들에게 혈액으로 감염되는 전염병이 돌았던 것일까요? 아쉽게도 정작 도마뱀들이 독성이 높은 혈액을 지니면서도 멀쩡하게 사는 이유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알아낸건 이 도마뱀들의 담록소 농도는 녹색 황달을 가진 사람들의 농도의 40배라는 생각보다 높은 수치였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이정도 농도에서 도마뱀들이 멀쩡한 이유를 알아낸다면 황달 치료에도 도움이 될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