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신나는 신난다입니다.
독서모임과 양꼬치+꿔바러우+마파두부+칭다오 파티를 마친후 집에 돌아와서 얌전히 이삿짐을 싸고 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므로 2년 반만에 본가로 돌아가야하기 때문입니다.
내일 연구실에서 자리도 빼고, 방도 빼기로 했어요. 괜찮았는데 쓰다보니 눈물이날 것 같습니다.
많은 것과 이별하게 되었어요.
이제 @vimva 님 @dmy 님과의 먹스팀도 함께 올리기 어렵습니다. (ㅠㅠ)
시험을 치러 병원에 가서 만났을 때나 종종 식사를 할 수 있을까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정말 여러가지 것들을 함께 해왔는데 앞으로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당연했던 것을 하지 못하게 되다니. 있을 때 잘할 걸 그랬어요 (ㅠㅠ)
아까도 @dmy 님이 "신난다야, 아쉽다. 학교에 자주 놀러와," 하는 말에 "오긴 뭘 와!!!!" 하고 픽 신경질을 내부렸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후회가 되어 집에 오자마자 반추하며 반성했습니다.
어제는 연구실 앞 복도를 걷는 일에도 묘한 감정이 몰려오더라고요. 화장실 앞 창문에서 무수히 바라보았던 하늘 같은 것들이 그렇게 아쉽고 벌써 그리움에 사무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살면서 이미 지나온 많은 것들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생활을 또 얼마나 평생 그리워하며 살게될지, 미래로 넘어가서 바라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아 (ㅠㅠ) 이별하는 일은 정말 너무 힘이 듭니다. 새로운 것들보다 이별이 더 많게 되는 그 날도 결국 제게 오겠지요.
작별이 있어야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대학 졸업할때는 그저 설레고 후련하고 좋더니 대학원 생활은 힘이 들기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고 여러가지 감정이 정말 복합적으로 묻어난 곳이라 더 발을 떼고 나아가기가 힘들어요.
대학원에 막 입학했을때 너무 힘들어서 날마다 도서관 화장실에서 혼자 대성통곡을 하거나 새벽에 혼자 연구실에 남아 눈물을 뚝뚝 흘려가며 노트북을 두드렸던 장면들을 기억합니다. 연구실 안에서 큰 행복을 누렸던 기억은 거의 없지만 고통 받았던 그 순간들이 다 성장통이었던 것을 알아요.
굳이 시간을 되돌려도 달라질 것이 없을만큼 최선의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어땠을지 모르나 최선을 다 한 생활이었어요. 졸업이라는 것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가 늘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잘 졸업해서 떠납니다. 스팀잇을 더 오래 전에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이곳에서 힘든 것 기쁜 것을 더 오랜 시간 나누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 과정을 마칠 수 있던 것은 다 사람들 덕분인 것 같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는지 셀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저희 연구실 층을 청소해주시는 분 마저 마주치면 이것저것에 대해 칭찬해주시고 예뻐해주셨어요. 덕분에 수 번 더 웃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의존적인 사람이라 유난히 다른 친구들에게 손을 자주 내밀었는데, 감사하게도 거절당한 기억이 없습니다. 다들 기꺼이 손을 잡아주었더라고요. 오늘 교수님께서 "돌아보면 모든 행복한 순간도 사람들 때문이고, 모든 슬픈 순간도 사람들 때문이다"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좋아하는 사람들 자주 만나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거예요 (ㅠㅠ).........
지금 공일오비의 [이젠 안녕]을 들으며 통곡을 하며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이 노래 가사 정말 냉정하지 않나요? (ㅠㅠ)
예전에 정말 정들었던 학원이 문을 닫게되어 마지막날 함께 모여 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때도 정말 매정한 노래라고 생각하며 원망했어요. 가사는 이렇습니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
함께 했던 시간은 이제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ㅠ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하는 것은 알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매정합니다 (ㅠㅠ)........ㅎ ㅏ
저만 이렇게 감상에 젖어있는 것 같아요.......... 이삿짐이나 마저 싸러 가야겠습니다.
노래 가사처럼 시간이 다시 만나게 해주겠지요. 더 펑펑 울고 싶은데 나중에 본가 가서 각잡고 울어야겠습니다. 할 일 때문에 눈물을 미루어둘 줄 알다니 으른이 된 기분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신난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