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키 소설의 2기통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메타포(은유)와 오디푸스 컴플렉스가 절묘하게 섞여 평론가들이 해석할 때 정말 애를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한 솔로를 볼 것이냐? 버닝을 볼 것이냐? 그래서 재미있냐? 재미 없냐? 라고 묻는다면 별 3개. ★★★ 작품성을 묻는다면 별 4개. ★★★★
하루키의 난해하고 초현실적인 소설을 영상 문법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시네필에게는 예술적 성취를 느끼기에 좋은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단편 소설 <태양은 가득히>가 떠올랐습니다. 남산은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생각났고, 고양이는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와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이 연상 되기도 했습니다. 또 이창동 감독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나 <칠드런 오브 맨>을 인상 깊게 봤을 것이라고 장담해도 좋을 만큼 롱 테이크의 향연이네요. 깨알 같은 최승호 현 MBC 사장 출연은 심각한 장면이었지만 뿜었네요.
하루키의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기성 세대의 유산(독재, 이념 전쟁, 자본주의, 계급 갈등)에 대한 젊은 세대의 허무와 분노를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2개의 엔딩이 있습니다. 아니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최근 믿고 보게 되는 영화평을 쓰시는 @shyuk3655님의 감상평 말고는 다른 것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창독 감독 인터뷰와 기사,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 제가 본 감상과 더불어 조금 더 자세한 영화평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