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자기 마케팅 이사가 되었다... 초고속 승진? 재벌2세?
사건인 즉슨
형이 갑자기 노가리에 생맥주를 사주는 거다.
에휴 맨날 노가리 아니면 쥐포야... 라고 궁시렁 거리며 포풍흡입하는 토랙스.
맥주를 두 잔 마시니까 기모찌가 좋아진다.
그 때 형의 기습 선포
"넌 이제부터 마케팅 이사다!"
이렇게 나는 부모님 가게의 점장님이자
내 회사의 사장이자
형 회사의 마케팅 이사가 되었다...
쓰리잡...?
사실 마케팅이사는 그냥 재미로 임명한 거고. 구인공고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개발자와 기획자 등등 구인공고를 올려야 하는데...
음...
클라이언트가
병맛 코드를 원한다.
하 젠장... 나처럼 진지한 사람이 병맛 코드를 어떻게 만든단 말이야...ㅅㅂ
라고 투덜거리며, 내 황금같은 휴일을 다 바쳐서ㅠㅠㅠㅠ 공고를 작성했는데ㅠㅠㅠㅠ
한글 프로그램으로 두 장 분량... 공고 만드는 것도 생각보다 넘 어려운 일이었다.
다음은 공고 만드는데 사용한 이미지 몇 장
??
????
나 대체 뭘 만든 거지...
난 몰라... 병맛을 원해서 병맛을 줬을 뿐
토몰랑!
2.
한 개만 쓰면 허전하니까 1달 전 쯤 있었던 에피소드를 적어본다.
헛소리 시리즈에 자주 나오는 뀽 아줌마... 라는 분이 있는데 이름이 좀 구린것 같아서 그냥 실장님으로 바꾸도록 하겠다.
암튼 실장님이 날씨가 덥다며 아이스크림 얘기를 한 10분 동안 떠들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먹지는 못하고, 얘기하는 걸로 푼다며...
자기 어릴 때는 아이스께끼였다는 둥,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버스 안타고 집에 2시간 걸어간 얘기 등등등...
아이스크림 얘기가 아닌 추억소환으로 얘기가 변질되어갈 즈음, 실장님이
"나 때는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귀했는데, 점장님은 어렸을 떄 아이스크림 실컷 먹었죠?"
라며 '후후 어린놈'이라는 가소로운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거다.
다들 알잖아 '나 때는' 이라는 단어가 나올때 어른들이 으레 짓는 그 표정.
근데 난 사실 다른 애들보다 아이스크림을 잘 사먹지 못했었다. 그래서
"아뇨 저도 잘 못사먹었는데요ㅎㅎ"
라고 대답했다.
"왜요?"
"제가 어릴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서..."
"아..."
급숙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