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투루노(@trueonot) 입니다.
전 집짓기/전원생활 #kr-house, 스마트홈 #smarthome, 요리 #kr-cook을 메인 테마로 포스팅 하고 있습니다.

칼갈기

지난 촌스런마켓(농민장터)에 같이 했던 집에서 그 잡 아들이 칼 가지고 장난치다가... 이가 다 나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같은 학년 밴드에 공지를 해서 칼들을 싹 모아 갈아버렸습니다. :)

이 칼이 문제의 그 칼입니다. 칼싸움 한다고 챙챙챙 했다고 하네요.. 혼자서.. (혼자서였으니 그나마 덜 위함했다고 할까요??? 헐..) 암튼 이가 엄청 나갔네요...

몇개 빠진것들이 있긴 하지만 다 모으니 저정도 됩니다. 저희집에서 젤 소중히? 하는 칼은 젤 왼쪽에 있는 것이죠. 예전 칼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날보다 중요한건 쇠의 재질입니다. 이칼은 날 세우기도 힘들지만. 세우면 오래가죠. 이번엔 이가 나가서 날을 다시 잡았는데 좀 힘들더군요....

이 칼이 아까 이나간 칼입니다. 일단 날 전체를 날려줍니다. 이때 저는 400번 다이아몬드 숯돌을 씁니다. 없으시면 대리석 바닥 같은데 갈아버리면 됩니다. 날을 수직으로 돌에 대고 뭉툭하게 만드는거죠.. 그렇게 해서 이 나간곳까지 칼을 다듬습니다.

그러고 나면 이제 다시 날의 모양을 잡아줍니다. 역시 400번을 씁니다. 쇠넘김(버)에 유의하시고 세우고자 하는 날의 각도를 유념해서 양쪽으로 잡아주시면 됩니다.

400번으로 날의 모양만 잡는다면 1000번에서부터 진짜 날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칼이 바뀌었는데 아까 같이 날이 나간 그 녀석입니다.

위 사진처럼 이 나간걸 다시 잡은거죠. 이 나간 옆으로 날 잡힌게 보이시나요? 작년 10월경에 제가 잡아준건데... 이렇게 만들어오다니.. 쳇.

핸폰 카메라로 근접 사진이 어려워서 잘 보이지 않으나 날에 광이 보입니다.
1000번까지는 날에 육악으로 스크래치가 보입니다. 저는 이정도로도 부엌칼로서는 충분하다고 하는 편이나.. 이왕 제 손에 왔으니.. 3000번까지 갑니다. 3000번 부터는 날에 광이 나기 시작합니다. 경면이라고 하는데... 날에 사물이 비쳐 보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돌이 1000번 다이아몬드 입니다. 양면으로 뒷면은 400번이구요.
젤 왼쪽의 주황색은 1000번 킹스톤 숯돌이고 가운데 약간 노란개 3000번 인의 장막입니다.

칼 갈때는 같은 각도로 균일한 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부엌칼은 각에 그리 예민하지 않아 적당히 해도 되는데.. 끌 같은 경우는 각이 매우 중요합니다.

날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무섭죠? ㅋㅋ 날의 각이 잘 섰는지 보는거 같네요. 너무 깊어도 얕아도 안됩니다.

자주 쓸수 있으면 이 청목과 가죽의 조합도 좋습니다. 목공이나 가죽 공예 하시는 분들은.. 이걸로 날을 다듬죠.. 옛날 이발소에 보던 가죽 과 같은 개념입니다.

안 입고 버릴 가죽 잠바 하나를 희생했습니다. ㅋㅋ
이게 지난 토요일인데.. 정작 칼은 얼마 갈지 못하고.. 칼 가지고 오신 분들과 고기굽고 술한잔 했습니다. ^^;; ㅎㅎㅎ

그래서 담날 정신 차리고 열심히 다시 갑니다. ㅋㅋ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안 갈았죠? ^^; 그래도 스킬업 되서 빨리 갈 수 있었습니다. :)

-투루노: 마음가는 길은 곧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