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 올리기 까지 거의 3개월을 소요한 이유는 어떻게 하면 많은 보팅을 받을까 고민한 것이 가장 컸다. 보팅을 자주 받을 만한 지식도 글 실력도 없음을 깨닫고 내가 쓰고 싶은 글에 집중하고 그냥 올리기로 결정 했다.
현재 나는 구직 중에 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다가 팀이 해체되었고 계속 그 업무를 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연봉을 반 가까이 줄이고 넘어 왔다. 그 선택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는 채 1년도 못되어 깨달았다. 마이너스로 채워지는 통장을 보며, 1년 가까이 열심히라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약 100여개 회사에 지원 하였고 10여개 정도의 회사와 면접을 봤다. 물론 다 미끄러졌다.
무엇이 문제인지 곱씹어 보았다. 나에 대한 자신감 즉 자존감 부족이 은연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후 중견기업 외국계기업으로 옮겨 다녔고, 헛발질도 많이 했다. 나이 마흔에 첫 아이까지 생기고 예전처럼 손가락 빨면서 열정에 기대어 구직 활동만 할 처지도 되지 못한다.
가장이라는 현실의 벽과 아직도 꿈을 쫓고 싶어하는 나와의 갈등은 불면증, 흰머리와 지쳐버린 육체만을 남겨 주었다. SNS에 한탄이라도 해볼까 싶으면 온갖 행복환자들로 넘쳐나는 타임라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 받다가 글을 지워버리기가 부지기수였다. 운동도 해보고 읽지 않던 책도 읽어보며 현실을 바꾸어 보려고 발버둥 쳐보았지만 나란 인간의 밑바닥이 어디인지 확인하는 일 밖에 되지 않았다.
힘들다.
물론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많지만, 그들의 고통을 보며 내가 조금 더 낫다는 더러운 자위조차도 할 힘이 남아 있지 않다. 가족,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는 것도 힘들다. 가족에게는 미안한 감정 때문에, 지인이나 친구들에게는 내 한심한 꼴을 보여주기 싫어 만나는 것이 힘들다. 그렇게 자꾸 동굴속으로 들어가는 나를 지근에서 바라보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익명속에서 그냥 외쳐보고 싶다. 씨팔 존나 힘들다! 사람들아 내가 힘드니 싸구려 동정이라도 해줘라.
내일은 좀 나아질까?
덧: 스맛폰으로 글쓰기 더럽게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