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일입니다.
동말레이시아에 온 지 1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렇게 유명하다는 니아 동굴(Niah Cave)을 오늘에서야 다녀왔습니다.
일하고 쉬고를 반복하다 보니 여행은 늘 뒷전이었고, 체력도 따라주질 않아서 미루기만 했는데요.
‘이러다 한 번도 못 가보겠다’ 싶어서, 큰맘 먹고 움직여봤습니다.
동굴을 보러 간다 했지만, 시작은 끝없이 이어지는 밀림 속 산책길.
비가 온 뒤라 길은 미끄럽고, 생각보다 오래 걸었어요.
드디어 도착한 니아 동굴. 처음엔 ‘그냥 동굴이네’ 싶었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거대하게 펼쳐지는 내부 공간에 입이 벌어졌습니다.
화려한 조명이나 인위적인 구조물은 없지만, 오히려 그 자연 그대로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이 더 인상 깊더라고요.
한국의 동굴과는 전혀 다른 구조와 분위기라 더 흥미로웠습니다.
니아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의 작은 마을로, 약 4만 년 전 초기 인류의 유골과 도구가 발견된 고고학적 유적지라고 해요.
동남아시아 선사시대 연구의 핵심지로 평가받는다니, 그렇게 중요한 곳인 줄은 미처 몰랐네요.
이 지역 주민들은 주로 농업, 고무·야자수 플랜테이션, 그리고 관광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고 합니다.
그중 특이한 생업이 하나 있는데, 바로 제비집 채집이에요. 니아 동굴에는 수천 마리의 제비가 서식하는데, 동굴 천장에 제비가 타액으로 만든 흰색 둥지를 수확해 고급 식재료인 ‘제비집 스프’의 원료로 판매하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고가에 거래된다고 합니다.
동굴 안 곳곳에는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채집용 밧줄과 나무 사다리들이 눈에 띄었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했습니다.
수십 미터 높이에서 조명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작업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에요. 실제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은 여전히 지역의 중요한 생계 수단이자 오랜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살아가는 방식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땀 좀 흘렸으니 이제 든든하게 먹으러 가봐야겠네요.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