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이 폭로에 나설 때, 이른바 '페미나치'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고 꽃가루를 뿌려주며 등을 떠미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살펴본 사례들에서는 대부분 반성폭력 운동 진영의 행보가 조심스럽게만 보였다. 폭로 후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부수적 피해들이 얼마나 많은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불구덩이에 짚섶 들고 뛰어드는 딸 보는 심정일 텐데, 피해자를 수동적 존재가 아닌 생존자로, 스스로 증언하고 저항하는 존재로 지지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는 심정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