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질문입니다. 여러분이 현재 미혼이라고 가정하고, 훗날 결혼을 하게 된다면 결혼과 동시에 혼인 신고를 바로 하시겠습니까?
주변의 신혼 부부에게 물어보면 결혼식 후 약 1년 후로 혼인 신고를 미루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좀 놀랍습니다만... 이렇게 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몇 가지로 추려볼 수 있습니다.
- 주변(특히 부모나 어르신들)의 권유...1년 정도 살아보고 신고하면 어떻겠니?
- 최근 초반 잦은 이혼에 대한 위험을 피하고자
- 결혼 청첩장 만으로 신혼 휴가 등 편의상 필요한 부분은 해결 가능
이 중 첫 번째 이유는 매우 결정적인 것 같습니다. 당신의 아들과 딸이 행여나 초반 갈등으로 이혼이라도 해버린다면 한국 정서상 '이혼남-이혼녀'라는 딱지가 평생 붙을 것을 염려하시기 때문이죠. 아직 한국은 동거 문화에 대해 너그럽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차라리 결혼 후 1년 정도 살아보고 법적 혼인 신고를 결정하도록 권유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가정을 한 번 해볼까요?
■ 가정1
- 결혼식을 치른 후 (혼인 미신고 상태에서) 얼마 되지 않아 배우자가 사망하였다.
- 그런데 배우자에게서 감춰두었던 큰 허물(예: 감당키 어려운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가정2
- 결혼식을 치른 후 (혼인 미신고 상태에서) 얼마 되지 않아 배우자가 사망하였다.
- 그런데 배우자에게서 감춰두었던 큰 자산(예: 엄청난 금액 상당의 부동산, 예금 자산 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반대의 두 가지 가정입니다만,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알려지는 뉴스를 보면 [가정1]의 경우엔 법적 혼인 관계가 아니므로 배우자로서의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반응이, [가정2의] 경우엔 사실혼 관계를 입증하면서 배우자가 남긴 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반응이 대부분으로 보입니다.
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매우 짖굳은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택 여부는 매우 현실적이기도 하고 여러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 가능성에 기반하여 선택을 하긴 해야할지도 모르죠.
여러분이라면... 혼인 신고를 결혼과 동시에 바로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1년 정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추후에 하도록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