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방콕에서 열린 스팀페스트에 참가하며 겪은 일입니다.
저는 Uber나 Grab 같은 차량 공유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행사를 좇아 방콕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는데 Grab을 이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한 번은 길가에 서있는 택시를 타려 기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택시 미터기로 가지요?"
"아니오, 어디로 가시는데요?"
미터기를 켜지 않는다는 얘기에 또 관광객 바가지를 감수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가는데 얼마죠? 총 2명이 탑니다."
"250 BATT을 내세요."
좀 과하다 싶어 탑승 거절을 하고 Grab을 켜봅니다. Grab이 제시하는 비용은 고작 83 BATT!!!! 그 택시를 멋모르고 탔으면 정확히 3배의 비용을 지불했겠지요.
일전에 얘기한 것처럼, 저는 관광으로 먹고 사는 지역은 자칫 미래를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관광객을 많이 유치해서 먹고 살기보다는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관광을 많이 다니는 국민이 되기를 바라죠.
가장 큰 이유는 관광지 지역 젊은이들의 의욕없는 태도, 관광객 덕분에 뭘해도 대충 먹고 산다는 안일한 자세 때문입니다.
좋은 물건과 컨텐츠를 저렴한 가격으로 널리 판매하고, 그러다 잘 되면 조금 더 마진을 올리고, 그래도 또 잘되면 명품 물건과 컨텐츠로 부가가치를 한껏 올리려는 나라와,
지리나 가격도 잘 모르고 돈 좀 쓰러 온듯해 보이는 관광객에게 어떻게 하면 바가지를 씌워 마진폭을 늘릴까 고심하는 나라.
이 두 나라 중에 어느 나라에 미래가 있겠습니까?
바가지 요금 250 밧과 Grab이 제시하는 83 밧의 차이는 단순히 금액의 차이를 넘어 어떤 쪽이 더 발전적인 미래를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알려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사분은 83 밧만 받아도 될 걸 250 밧씩이나 받아서 외화 획득도 하고 더 큰 소득을 올렸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만약에 250 밧이라는 같은 돈으로
- 택시비 : 83 밧
- 식사비(2명) : 100 밧 (50 밧짜리 팟타이 2그릇)
- 신선한 과일 : 67 밧
의 즐거움을 누렸다면 저와 일행은 태국 방콕이란 곳이 관광하기 정말 좋은 곳이고, 그 이유로서 저렴한 물가 덕분에 가성비 높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다녔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 방콕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공유 경제, 공유 플랫폼은 단순히 놀고 있는 자원을 더 많이 사용하여 회전율을 높이고 가성비를 올리는 수준이 아닙니다. 공유 플랫폼이 제안하는 효율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 저렴한 비용을 통해 자원의 소모를 줄이고, 마진 등에 의심을 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 그만큼의 신뢰를 높이는 일련의 역할을 하죠.
이것은 블록체인이 세상에 안겨줄 수 있는 효용과 일치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록체인과 별개로 발전해 온 공유 플랫폼은 인공지능과 결합해 온 것처럼 조만간 블록체인과 찰떡 궁합이 되어 세상에 유용한 효용을 가져다 줄 수 있겠죠.
우버와 기존 교통서비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할 일이니 우선 '바가지'로 벗어나버린 저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풀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