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유퀴즈 온더 블록'이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유명해진 말입니다.
"잔소리는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데 조언은 더 기분 나빠요~"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누군가의 조언을 고맙게 받아들인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사실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분은 별로 없을듯합니다.
전 어릴 때부터 장녀라 부모님들이 거의 터치를 하지 않으시고 키우셨기에 잔소리에 취약합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이런게 잘 안되지요.
잔소리를 듣지 않고 자랐기에 잔소리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듣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반면 남편은 잔소리가 일상이지요.
본인은 그것을 조언 혹은 충고라고 이야기 합니다. 상대의 발전을 위해 본인이 충고 해준다...이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충고 (라고 쓰고 지적질이라고 읽는다.)를 하죠. 충고가 취미인 사람입니다. 윗사람에게도 충고합니다.ㄷㄷ
주말부부를 하며 가장 좋은 점은 남편의 잔소리를 듣는 날이 줄어든 것입니다.
매일 매일 듣던 잔소리를 이주일에 이틀 정도만 들으면 되니 잘 참을수 있어요.
게다가 남편도 양심은 있는지
오랜만에 만나면 바로 잔소리 모드로 들어가진 않아요.
반나절은 지나야 들어가죠.
저번주에도 오랜만에 만나서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더니
몇시간 지나지 않아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욕실문에 물 튀게 했다고
"물을 왜 튀게 해. 여기까지 물 튈 일이 뭐 있어?"
(나:화를 참으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난 샤워하고 바로 욕실 청소를 하거든요. 그래서 그렇지요."
(전 화가 나면 존대말을 확실하게 합니다. 거리를 두는 거죠.)
(이틀만 참자. 조금만 참자.)
"깨끗한데 뭐하러 청소를 해"
(아니 청소해도 ##이야. 속에서 갑자기 열이 확~)
"아니, 머 그거 닦으면 되지!!!!!!!(버럭)"
이렇게 조그마한 걸로 잔소리 하는 거
이젠 그냥 참을수가 없어요. ㅠㅠ
한계치에 다달아서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냉전 시작.
물론 다음날 내려가야 하니 냉전이라고 해봐야 그냥 싱겁게 끝이지만요.
소심한 복수로 며칠동안 전화도 않고 톡도 않고 바쁜 척 했더니
눈치 없는 남편이 알았을까 몰랐을까?
먼저 전화를 했네요.
(뭔 밀당이냐?)
녹두전이라는 드라마가 재밌다며 그걸 보라고 하네요.
여주인공이 날 닮았다고. 이쁘다고.
음....
잔소리 해서 좀 미안했나 봅니다.
이게 50대 남자의 살아가는 방식입니다~~